검찰로 송치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연합뉴스12·3 내란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현역 정보사 군인들의 회동인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이 당초 알려진 이달 초가 아니라
11월에 처음 열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계엄 선포 약 2주 전부터 노상원 전 사령관을 중심으로 현직 정보사 군인들이 모여 계엄 관련 논의를 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노 전 사령관이 '족치면 다 나온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현역 군인들에게 지시한 임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이었다. 특히 노 전 사령관이
"선관위 홈페이지 관리자 그런 놈들을 찾아서 홈페이지에 부정 선거를 자수하는 글을 올려라"라고 지시했다는 진술까지 수사당국이 확보했다.
30일 CBS노컷뉴스가 파악한 정보사 관계자 진술 내용 등을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성욱 대령은 지난 11월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상록수역 롯데리아에서 만났다. 12·3 내란을 사전 모의한 전·현직 군인들의 '롯데리아 회동'은 이날 처음 열렸다. 정보사 소속 김봉규 대령은 늦게 도착했다.
애초 롯데리아 첫 회동은 12월 초로 알려졌지만,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 과정에서 11월에 회동이 있었다는 진술이 새롭게 나온 것이다. (관련기사: [단독]'롯데리아 회동' 11월이 처음이었다…노상원 "선관위 족쳐라")이 자리에서 노 전 사령관은 "준비는 잘하고 있느냐"라고 물으며 계엄 준비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사전에 지시한 내용을 잘 준비하고 있는지 물은 것이다. 노 전 사령관의 지시사항이 담긴 A4 용지 10장 이상 분량의 문건은 이미 이날 회동으로부터 약 일주일 전인 11월 9일쯤 정성욱 대령에게 전달됐다. 해당 문건은 김봉규 대령이 정 대령을 찾아가 '노 전 사령관이 전달하는 것'이라며 줬고, 확인 후 세절하라는 당부도 있었다.
문건에는 '계엄'이란 단어와 함께 선관위 관계자 약 20명의 명단과 준비 물품 목록이 포함됐으며, 정 대령이 해야 할 임무로 '명단 속 선관위 직원들을 모아 버스에 태워 수도방위사령부로 데려갈 것'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적시돼 있었다고 한다. 11월 17일 1차 롯데리아 회동에서 상황 점검에 나선 노 전 사령관은 문상호 사령관과 정 대령에게
"부정선거와 관련된 놈들은 다 잡아서 족치면 부정선거 했던 거 다 나올 것"이라며
야구방망이와 니퍼, 케이블타이 등 물품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노 전 사령관이 떠난 뒤 문 사령관은 정 대령에게 "장관님(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지시와 명령이 있으면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문 사령관은 정 대령에게 야구방망이와 케이블타이 등을 구매했는지를 전화로 물었고, 정 대령은 소량의 물품을 구매했다.
연합뉴스노 전 사령관과 문 사령관, 정 대령, 김 대령은 계엄 이틀 전인 12월 1일에 다시 상록수역 롯데리아에서 만났다.
2차 회동이었다.
이 자리에서 노 전 사령관이
"내가 알려준 선관위 직원이 30명쯤 될 건데, 확보한 회의실에 데리고 오면 된다. 저항하는 놈들이 있으면 케이블타이로 묶어"라며
"선관위 홈페이지 관리자 그런 놈들을 찾아서 홈페이지에 부정선거 자수하는 글을 올려라"라고 지시했다는 정보사 관계자 진술도 새롭게 나왔다.특히 수사당국은 노 전 사령관이 해당 회동에서
"노태악이는 내가 확인하면 된다. 야구방망이는 내 사무실에 둬라. 제대로 이야기 안 하는 놈은 위협하면 다 불 것"이라고 말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날 회동 이후에도
문 사령관은 정 대령과 김 대령을 차에서 따로 만나
"장관님의 지시, 명령이 있으면 군인이니까 따라야 되지 않겠는가. 만일 계엄이 선포되면 명령을 수행해야 하고 이왕에 할 거면 잘해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 전 사령관 측은 이 같은 계엄 사전 모의 정황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27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정보사 체포조가 준비한 안대와 야구방망이, 망치 등 증거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정 대령은
선관위 직원 체포를 위해 3일 소집된 정보사 요원들에게 향후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야구방망이로 사람을 때리면 안 된다', '케이블타이는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