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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이어 버스 탑승 시위…재점화된 장애인 이동권

사건/사고

    지하철 이어 버스 탑승 시위…재점화된 장애인 이동권

    전장연, 버스정류장서 '장애인 이동권' 촉구…경찰, 전장연 활동가 연이어 체포
    경찰 "버스 시위는 옥외집회…집시법 적용 가능"
    "스크린도어 등 안전장치 없어 안전사고 우려"
    엇갈린 시민들 반응…'장애인 이동권' VS '출퇴근 불편'
    "징애인 차별" 전장연 지적에…서울시 "저상버스 도입률 71.9%" 반박

    지난 17일 혜화동로터리 버스정류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가 '서울시의 전장연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버스 탑승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게 끌려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17일 혜화동로터리 버스정류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가 '서울시의 전장연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버스 탑승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게 끌려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388일째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가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버스 탑승 시위를 벌이면서 '장애인 이동권'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전장연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매일 서울 전역에서 '버스 탑승 시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지난 12일부터 서울 종로구 종로1가, 혜화동로터리, 영등포구 여의도 등 서울 전역에서 버스 탑승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시내버스를 가로막아 버스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전장연 활동가들을 연이어 현행범 체포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14일 전장연 박경석 공공동상임대를 5618번 시내버스 앞을 가로막아 버스 운행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도로교통법 위반, 집시법 위반)를 받는다며 체포해 남대문경찰서로 이송했다.

    이어 서울 혜화경찰서도 전날(17일) 107번 버스를 가로막은 전장연 활동가 2명을 업무방해, 집시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현행범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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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장연이 지하철 승강장 뿐 아니라 도로 위에서 탑승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은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찰은 이러한 강경 대응의 근거로, 지하철 시위와 달리 버스 탑승 시위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이 적용되는 '옥외 집회'라고 보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지하철 역사는 옥내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옥외 집회에 대해서만 사전신고제를 두고 있는 집시법을 적용할 수 없다"며 "버스 탑승 시위는 도로 상에서 이뤄지는 '옥외 집회'이고, 사전신고되지 않은 '미신고 집회'이기 때문에 집시법을 적용해 체포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로 위에서 기습적으로 '버스 탑승 시위'가 벌어질 경우 안전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주장도 있다.

    집회·시위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 관계자는 "지하철은 스크린도어가 있으니까 (활동가나 시민들이) 선로 위로 떨어질 염려가 없지만 버스는 안전장치가 없으니까 대형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은 배차 간격이 있고 선로가 하나 뿐이기 때문에 후행 전철이 선행 전철을 추월할 수 없다"며 "반면 도로는 한 차로가 막히면 차량들이 다른 차로로 비집고 들어가면서 전 차로 운행이 마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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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은 주로 출·퇴근길에 열리는 집회 시간대를 놓고 견해가 엇갈렸다.

    서울 시민 유모(65)씨는 "출퇴근 시간에 시위를 하면 시민들에게 너무 불편을 준다"며 "버스 탑승 시위를 하면 버스 탑승객들이 불편하고 장애인들도 더욱 위험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반면 장세현(16)씨는 "(시민들이 불편해도) 장애인들도 사람인데 이동권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경찰의 체포가) 오히려 폭력적이고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버스 탑승 시위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지하철 역사 내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는 등 '지하철 이동권'은 점차 개선되고는 있지만, '버스 이동권'은 수십 년째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다.

    박경석 대표는 "지하철 뿐 아니라 모든 교통수단에 대해서 정당한 권리를 외치겠다는 의미"라며 "지하철은 그나마 변화가 있지만 버스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외버스는 아직도 저상버스가 한 대도 없어서 장애인들이 동서 간 이동이나 시외권 이동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렇다보니 지하철이나 KTX가 없는 공간은 장애인들이 찾아갈 수 없어 차별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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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서울시는 전장연의 지적과 관련해 "현재 서울시 저상버스 도입률은 71.9%로 전국 1위 수준"이라며 "연말까지 운행 대수를 5087대까지 올려 도입률 75.5%를 제고하겠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 "진입하는 저상버스를 보내고 의도적으로 장애인 탑승이 어려운 고상버스를 선별 탑승하려는 시도는 시민불편을 초래하는 운행방해 행위"라며 "시내버스 운행 지연 및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관할 형사 고발조치, 손해배상, 소송제기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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