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물빛광장을 찾은 중학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역대급 장맛비가 주춤한 19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33도 안팎까지 치솟은 이날 시민들은 더위를 피해 양산을 쓰거나 얼음 음료를 들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서울 중랑구 면목역 공원에서 만난 최광환(68)씨는 "땀이 많이 나서 속옷까지 다 젖어버렸다"며 "매주 수요일마다 공원에 나오는데 가장 더운 날 같다"고 말하며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영등포구 여의도 공원에서 동료들과 쉬고 있던 지연봉(63)씨는 동료 4명과 준비해 온 얼음에 커피를 부어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지씨는 "살랑살랑 바람이 좀 불면 나은데 너무 더워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난다"며 "폭염이 온다고 해서 집에서 미리 얼음을 얼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습도가 높은 장마철보다 더운 것이 낫다"며 "폭우가 쏟아질 때마다 사고가 나고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져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장마가 소강상태에 들어선 뒤 전국 대부분 지방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9일 서울 여의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박종민 기자팔토시와 모자로 중무장한 야외노동자들도 불볕더위에 지쳐 얼굴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여의도 인근 도로 빗물받이 공사를 하고 있던 박모(55)씨는 "오늘 5시까지 밖에서 일해야 하는데 엄청 덥다"면서도 "토요일부터 다시 비가 온다고 하더라. 배수로에 낙엽과 흙이 많이 쌓여 미리 청소를 해놔야 한다"고 했다. 얼음물을 챙겨왔다는 그는 비가 멈춘 이틀간 빗물받이 공사를 마쳐야 한다며 쏟아지는 땀방울에도 아랑곳않고 일손을 서둘렀다.
이날 쇼핑몰, 영화관 등 실내에는 불볕더위를 피하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영화관에서 만난 중학생 김모(15)양은 "원래 밖에 나가서 놀려고 했는데 오늘 폭염주의보라 너무 더웠다"며 "오늘 방학식이라 일찍 마쳐 친구들이랑 쇼핑몰에서 점심도 먹고 영화관을 찾았다"고 했다
함께 온 김혜원(15)양은 "홍대나 신촌에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놀고 싶었는데 너무 더워 시원한 실내를 찾았다"고 했다.
김양은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에도 안타까운 마음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갑자기 지하도에 물이 엄청나게 빨리 차 사고가 난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며 "한강도 요즘 계속 잠겼다고 하고 이번 폭우를 보면서 기후변화가 심각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전국 곳곳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 아래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 특보가 발효됐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1도 이상 오르는 곳이 많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기존에 내린 비로 습도가 높아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날 저녁까지 내륙을 중심으로 소나기가 오는 곳도 있다.
21일에는 낮 기온이 더욱 올라 일부 지역에는 폭염경보가 발효되는 곳도 있겠다. 또 낮 동안 오른 기온이 밤사이에 내려가지 못해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물을 충분히 마시고 격렬한 야외활동은 가급적 자제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주말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이 흐리고 비가 오겠다 예보했다. 다만 제주는 금요일인 21일부터 비 소식이 있다.
이번 장맛비는 24일까지 전국에서 이어지겠으며 중부지방과 전북은 25~26일에도 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