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사건 관련 진술을 일부 번복한 가운데, 그의 배우자가 "남편이 검찰로부터 군사시절 전기고문 만큼 무서운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부지사의 부인 A씨는 전날 더불어민주당에 A4 용지 2장 분량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A씨는 탄원서에서 "남편은 10개월가량 감옥 독방에 갇혀서 매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가족뿐 아니라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있다"고 했다.
A씨는 "검찰은 추가로 조사하겠다고 협박하고 있고, 아무도 못 도와주게 철저히 고립시키고 있다"며 "신체적 고문보다 극심한 심리적 압박은 군사독재시대의 전기고문 만큼 무섭다"라고 밝혔다.
A씨는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기소하기 위해 쌍방울 관계자들의 증언을 조작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쌍방울 김성태 회장의 증언으로 이재명 대표가 남편 이름보다 더 많이 언급됐다"며 "검찰은 이 대표의 방북대납으로 프레임을 씌워 기소하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작된 증언과 진술로 이 대표를 기소하기 위해 이화영 피고인을 구속시켰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 너무 많다"며 "검찰은 쌍방울 증인들에게 진술 내용을 브리핑하고, 김성태 회장이 내용을 다 인정해주면서 마치 이 대표를 위해 북한에 돈을 보낸 것처럼 거짓으로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A씨는 "남편은 수사 스트레스로 이가 3개나 빠지고 힘든 생활을 1년이 다 되어가도록 하고 있다"며 "정신이 황폐해지고 심리적 불안 상태가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이 됐다"고 썼다.
이어 "혼자 감당키 어려운 처지에 있지만 남편은 양심을 저버리지 않고 잘 견디고 있다"며 "야당 정치인에게는 숙명처럼 항상 시련이 따른다고"고 했다.
A씨가 탄원서를 작성하면서 이 전 부지사와 내용을 논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황진환·윤창원 기자이 전 부지사는 그동안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적극 부인해왔다. 올해 2월에는 자필로 작성한 입장문을 통해 "최근 김성태 전 회장과 쌍방울의 대북송금과 관련해 이화영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경기도에 대한 보도는 모두 허위사실"이라며 김 전 회장의 대북송금 의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간 입장과 달리 최근 검찰 조사에선 "쌍방울이 방북을 위해 대납하기로 한 사실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열린 쌍방울 뇌물·외국환거래법 위반 40차 공판에서도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이화영 피고인은 스마트팜(500만 달러) 관련해선 기존과 입장이 같다"며 "하지만 방북 비용(300만 달러)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일이고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는데, 방북을 요청한 건 맞는 것 같다는 취지"라며 진술이 일부 변경된 사실을 인정했다.
현재 김 전 회장은 2019년~2020년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 비용으로 500만 달러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비용으로 300만 달러를 북한에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대납을 한 배경에 대해 "쌍방울 뒤에는 경기도가 있고, 경기도 뒤에는 대권주자가 있었기 때문에 대납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수사를 해야 하는데 자꾸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A씨의 탄원서를 토대로 진상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