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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두 달 사이 '열병식'에 '시가행진', 어떤 차이? [안보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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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남북 두 달 사이 '열병식'에 '시가행진', 어떤 차이? [안보열전]

    편집자 주

    튼튼한 안보가 평화를 뒷받침합니다. 밤낮없이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치열한 현장(熱戰)의 이야기를 역사에 남기고(列傳) 보도하겠습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김형준 기자


    [앵커]
    국방, 외교, 통일 이슈를 좀더 심층적으로 살펴보는 김형준 기자 만나는 시간입니다. 안보열전.

    오늘 가져온 이슈가, 지난 주 북한의 자칭 '전승절'이라고 하죠. 여기서 열병식이 있었는데 우리나라도 비슷한 시가행진을 한다고 해서, 그 내용을 좀 파악해 오셨다고요?

    [기자]
    지난 주 목요일 그러니까 7월 27일 밤에 북한이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자칭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돐'을 기념한다면서 열병식을 열었고요.

    열병식이라는 게 원래 무력시위 성격을 띠긴 하는데, 강순남 국방상이 여기서 연설을 했거든요. 근데 '한반도에선 핵전쟁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누가 언제 어떻게 핵전쟁을 하느냐' 이게 문제라면서 굉장히 수위를 강하게 얘기했고,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도 참석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우리도 오는 9월 26일에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해서 기념식과 시가행진을 할 계획인데요. 그래서 올해는 남북이 두 달 간격으로 비슷한 행사를 하게 됐습니다.

    이번 달에 을지 자유의 방패, UFS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돼 있거든요. 그래서 한반도 정세가 순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날 어떤 무기들을 등장시킬지, 또 국군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낼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도 좀 주목할 만한 이벤트가 있는 셈이고, 9월 26일에 그 시가행진을 한다고요. 제 기억으로 최근에 우리 국군이 이런 시가행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몇 년 만인 거죠?

    [기자]
    그 기억하시는 게 맞는 게, 10년 만에 하는 겁니다.

    [앵커]
    10년 만이요? 그동안 왜 없었던 거예요?

    [기자]
    사실 과거 권위주의 정부에서는 시가행진을 꽤 자주 했어요. 그런데 이게 장병들 피로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북한군도 마찬가지인데, 올해만 2월하고 7월에 열병식 했는데 추울 때는 추운 곳에서 연습하고 더울 때는 더운 곳에서 연습하니까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2013년 국군의 날에 열린 시가행진. 연합뉴스2013년 국군의 날에 열린 시가행진. 연합뉴스
    우리나라에선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취임하고 나서 5년에 한 번, 그러니까 대통령이 취임한 해에 한 번 한다. 이렇게 바꿨습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2008년 이명박 정부 그리고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에 시가행진 다 했는데요, 문제는 2017년 3월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확정돼서 보궐선거가 열리게 됐습니다.

    [앵커]
    박근혜 정부 때까지 하고 그 다음이 없는 거예요? 문재인 정부 때 왜 안 했죠?

    [기자]
    5월 10일에 출범했는데 그 해에 한반도가 전쟁 위기에 놓여 있었고, 그게 아니라도 출범을 이제 막 했으니까 할 일이 워낙에 많다 보니 시가행진까지 안 했던 거죠.

    이듬해인 2018년, 5년에 한 번 차례면 사실 이 해가 맞긴 한데, 4월에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하고 있었고,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9월 평양정상회담 등 남북 화해 무드 중이어서 시가행진 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런 무력시위성 성격을 띠기 때문에 그런 거고요, 2018년에 북한도 열병식 두 번 하긴 했는데 규모를 축소해서 했습니다.

    [앵커]
    화해 무드인 상황이다 보니까 우리는 애초에 생략을 했고 북한은 하긴 했는데 조금 규모를 줄여서?

    [기자]
    그 대신 문재인 정부에선 해마다 돌아가면서 해군, 공군, 육군, 해병대에서 차례로 한 번씩 국군의 날 행사를 열었는데, 말인즉슨 각 군을 주인공으로 한 거죠.

    2021년 국군의 날에 열린 상륙작전 시범. 국방부 제공2021년 국군의 날에 열린 상륙작전 시범. 국방부 제공
    특히 2021년에 해병대를 주인공으로 해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는, 저도 이 때 현장에 취재를 갔었는데, 영화를 방불케 하는 상륙작전 시범으로 호평도 많이 받았었고요.

    [앵커]
    그러면 10년 만에 이런 시가행진을 9월에 하게 되는데 '이거 꼭 해야 되나? 너무 시대착오적인 것 아니야? 안 할 때 되지 않았어?' 이런 얘기 안 나오나요?

    [기자]
    저도 그럴 줄로 예상하고 취재를 해 봤는데 제 예상하고 좀 달랐습니다.

    제가 한국국방연구원, KIDA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입수했는데요, 일반인 1천여명 대상으로 시가행진 진행 자체에 대한 의견을 조사했더니 찬성이 72.5%가 나온 거예요. 

    [앵커]
    일반인 1천명 대상으로 찬성이 72.5%요? 일반인은 보고 싶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치고, 그럼 국군 장병들은요?

    [기자]
    군 장병과 군무원, 공무원 4천여명을 대상으로 또 조사를 했는데 여긴 더 높았어요. 88.1%입니다.

    [앵커]
    진짜 의외인데요.

    [기자]
    그러니까요. 아예 직접 참여하고 싶다는 답변도 77.9%를 기록해서,

    [앵커]
    우리 국군 장병, 군무원들 중에서 77.9%가 '나 직접 참여하고 싶다'.

    [기자]
    네, 군 내부에서도 이런 결과를 아예 예상하지 못했다고, 굉장히 놀랐다는 후문입니다.

    [앵커]
    뭐죠?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기자]
    민군 양쪽에서 공통적으로 많이 나온 의견은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이 참여하는 행사'가 되면 좋겠다, 이런 얘기였고요. 이와 함께 군의 강인함을 보여주고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행사가 됐으면 좋겠다, 이런 얘깁니다.

    서울 숭례문에서 광화문까지 진행될 예정인데, 국민과 함께하는 행사를 하겠다면서, 행진 끝 지점이 광화문 광장이잖아요. 여기서도 축제와 같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다만, 제가 국방부를 출입하면서 이 문제를 매년 취재했는데 국군의 날 행사가 장병들 피로도가 높고 부상이라든가 또는 열사병 위험도 있는 건 사실이거든요.

    [앵커]
    그렇죠, 특히 이번 9월까지도 굉장히 더울 것 같아요. 지금 날씨만 봐도.

    [기자]
    그럴 것 같아 보여서, 군 당국에서 한 설명은 9월 초부터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약 3주 동안 행사를 준비할 예정인데, 편의시설이 갖춰진 숙소와 함께 민간위탁 식당 등 장병 피로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입니다.
    "국군의 날 행사준비단에서 그런 부분까지 다 고려를 해서 행사에 참가하는 인원들에 대한 어떤 훈련 여건, 준비 여건 이런 것들을 다 고려해서 지금 차근차근 준비를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앵커]
    남북이 어쨌든 각각 열병식 하고, 우리는 또 시가행진 하고, 무력시위 성격이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렇게 일종의 맞불을 놓게 되는 셈인데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기자]
    북한의 열병식은 아무래도 최고 지도자에 대한 충성맹세, 그리고 위용을 과시하려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좀 과장된 동작이 많아요. 다리를 엄청난 각도로 들어올린다든가, 줄을 딱딱 맞춰서 간다든가. 근데 이게 시대에 맞다고 보기는 좀 어렵거든요. 시대착오적인 모습이 많이 눈에 띱니다.

    반면 민주주의 국가들에서는 일단 1년에 여러 번씩 안 하고요, 몇 년에 한 번씩 하는 경우가 보통이고, 하더라도 국민과 함께하는 군의 모습을 강조하는 데 비중을 둔다는 차이를 들 수 있겠습니다. 물론 행사 자체도 구성을 세련되게 잘 해야겠지요.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연구위원입니다.
    "공산주의나 전체주의 국가들 같은 경우는 군대의 위력을 과시하고 위력과 독재 지도자의 이미지를 겹치게 만드는 그런 효과를 노린다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실 원래 이런 열병 행사 같은 걸 잘 하지 않을 뿐더러 (하더라도) 시민들이 같이 호응할 수 있는 그런 성격으로 진행을 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시민들이 같이 호응할 수 있는 그런 성격, 중요해 보이는데요. 어떻게 해야 우리 좀 세련되게 잘 할 수 있을까요?

    [기자]
    사실 방법론은 고민하기 나름인데요, 아무래도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겠죠. 북한 열병식 같은 경우에는 강제로 동원하는 것도 많이 한다고 하더라고요. 몇 달 전부터 평양 근교에 미림비행장이라는 데가 있는데 거기서 죽어라고 연습만 합니다, 몇 달 동안을요.

    그것보다는 장병들이 참여하고 싶은 인원들이 참여하고, 그러면 좀더 사기도 높겠죠. 적절한 휴식이나 그런 것들이 보장된 상태에서 국민들이 군의 모습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가까이 보고 친근하게 느끼고, 이런 행사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시가행진을 목적했으면 한다, 그런 말씀을 해 주셨어요. 우리 김형준 기자와는요, 본방송 이후에 유튜브 노컷 채널에서 이야기 조금 더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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