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준일 기자 (김현정 앵커 대신)
■ 대담 :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오늘부터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들어왔습니다. 이번 제6호 태풍 카눈은 태풍계의 돌연변이라고 불리며 여러 가지 독특한 특징을 보이고 있는데요. 현재 지금 남해안 지역을 통과하고 있는데 조만간 통영 지역으로 상륙을 할 거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비를 뿌리고 있고 금요일까지 한반도 전체가 태풍의 영향권 안에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요. 게다가 지금 한국에는 3만 6000여 명의 젠버리 참가자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콘서트도 예정돼 있고요. 이번 태풍 카눈의 예측 경로와 예상 피해를 짚어보고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도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반기성> 네, 안녕하세요.
◇ 김준일> 이번 태풍 카눈으로 인해 중국과 일본이 어느 정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하는데요. 지금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좀 궁금한데요.
◆ 반기성> 현재 통영 남쪽 40km 해상에 위치해 있고요. 중심기압이 970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35m의 강한 태풍이고요. 그다음에 강풍 반경도 330km로 중급 정도의 세력을 가진 그런 태풍입니다. 이 태풍은 오늘 9시경에 통영 쪽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고요. 13시 정도에 대구 서쪽, 17시에 청주 인근으로 그다음에 22시경에 서울 동쪽을 통과한 후에 북한 쪽으로 북상하는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 김준일> 그렇군요. 어쨌든 현재까지는 태풍의 강도가 강이라는 건데 이게 내륙으로 들어오면 좀 약해질 수가 있는 건가요?
◆ 반기성> 그렇습니다. 일단 통영에 상륙할 때 초속 32m입니다. 평균 최대 풍속이. 그러면 이때는 중이 되는 거고요. 그 이후에 대구를 통과할 때도 32m 청주 인근을 통과할 때 29m 서울 동쪽에 위치했을 때 초속 24m의 중 정도 되는 그런 태풍의 강도의 위력을 갖고 북상을 합니다.
◇ 김준일> 그렇군요. 어쨌든 그런데 초속 29m, 24m 이것도 굉장히 강한 바람이잖아요.
태풍 카눈 예상 경로(출처: 기상청)◆ 반기성> 굉장히 강하죠. 이 정도 바람이라도 지붕이라든가 기와가 날아가고 낡은 집 같은 경우는 무너질 수 있는 그런 힘을 가진 그런 풍속입니다.
◇ 김준일> 모두들 좀 안전에 유의하셔야 할 것 같고요. 카눈의 특징에 대해서 좀 여쭤볼게요. 저도 이런 태풍이 있었나 좀 굉장히 궁금했는데 일단 뭐라고 해야 되나, 방향이 거의 예각이라고 해야 되나요? 갑자기 막 서쪽으로 갔다가 갑자기 동쪽으로 갔다가 막 이렇게 홍길동처럼 왔다 갔다 하는데 이게 왜 그런 건가요?
◆ 반기성> 일단 저도 예보관 생활 하면서 이런 경로는 처음 봤는데.
◇ 김준일> 처음 보셨어요?
◆ 반기성> 그리고 아마 태풍 백서를 찾아봐도 아마 처음일 것 같은데요. 일단 중국 쪽으로 갔죠. 상하이 쪽으로 상륙할 것으로 봤는데 갑자기 거기서 멈췄단 말입니다. 3일경에. 이게 뭐냐 하면 태풍 같은 경우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아요. 이 주변 기압에 따라가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서쪽으로 가는데 뭔가 막아준 거죠. 못 가게. 이게 뭐냐 하면 티벳 상층 고기압이 굉장히 뜨거운 고기압인데 이게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을 해오면서 태풍과 딱 마주친 겁니다. 그러니까 태풍은 서쪽으로 가고 싶은데 그 앞에서 고기압이 딱 막으니까 가지를 못하고 하루 정도 그냥 그 자리에서 계속 가려고 버티다가 안 되니까 할 수 없이 되돌아서서 다시 일본 쪽으로 이동을 해 온 거죠.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것도 굉장히 각도가 우리가 당구를 치면 역회전 각도가 나오는 식으로 굉장히 기이한 각도가 나왔고요. 그다음에 일본 큐슈 남쪽까지 쭉 오다가 문제는 그때 또다시 북태평양 고기압 상층 고기압이 또다시 서쪽으로 밀고 나온 겁니다. 이렇게 보는 관점도 하나 있고 하나는 후속 7호 태풍 '란'이 있습니다. 란이 만들어지면서 후지와라 효과. 그러니까 후지와라 효과는 이건 태풍이 서로 간섭하는 거거든요, 경로를. 이런 영향도 있다고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딱 앞에서 벽처럼 막은 겁니다. 막다 보니까 가지를 못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또다시 거기서 하루 정도 정체를 했죠. 7일 정도. 그리고 갈 때가 기압 같은 게 만들어진 게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동쪽에 딱 벽을 치고 서 있고 우리나라 서쪽으로는 티베트 고기압이 오는데 그 사이로 두 고기압 사이에 제트기류가 굉장히 길게 남쪽으로 내려와서 서행해서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이런 기압배치에서는 태풍이 다른 길로 갈 수가 없죠. 서쪽에서도 막고 동쪽에서도 막으니까 할 수 없이 그 중간인 한반도 정중앙으로 지금 북상해 올라오는데 이 경로도 또한 한국 기상청이 관측한 1951년 이후에 처음입니다.
◇ 김준일> 한반도를 이렇게 남에서 북으로 정통으로 관통하는 거는 처음이라고요?
◆ 반기성> 대개 태풍은 그냥 서해상으로 북상하거나 남해안으로 상륙하면 휘죠. 동해안으로 빠져나가거나 혹은 대한해협으로 가거나 이게 가장 정통적인 태풍들이죠. 이렇게 그대로 한반도를 딱 반으로 해서 중앙을 잘라서 그대로 올라와서 북한까지 올라간 태풍은 처음입니다.
◇ 김준일> 알겠습니다. 그런데 특징 중에 하나가 또 지금 느리다라는 거예요. 그래서 느리기 때문에 또 우리 한반도에 굉장히 많은 피해를 낳을 거다, 이런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왜 느린 건가요?
◆ 반기성> 일단 이 태풍은 이동하면서도 아마 역대급으로 가장 느렸던 태풍으로 기록될 것 같고요. 현재는 시속 26km 정도로 북진하고 있습니다. 북진하고 내륙에 들어오더라도 대개 한 26에서 28 사이 정도, 수치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는데 일단 이동이 늦는 것은 7호 태풍 란에 의한 후지하라 효과로 보고 싶고요. 두 번째 대개 모든 태풍들이 한반도에 상륙을 하면 대략 한 35km에서 40km 시속으로 빠져나갑니다. 이렇게 빠져나가는 이유가 보통 제트 기류가 위에서 지나가면서 제트 기류가 태풍을 끌어주거든요. 쫙 끌어주니까 태풍이 쭉 빨려들어가는데 지금 같은 경우는 이 빨아주는 게 없습니다. 위에서 끌어당기는 힘이 없다 보니까 속도도 느리게 북상을 하는 것이죠.
◇ 김준일> 지금 센터장님이 말씀하신 것 중에 7호 태풍 효과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이게 무슨 말인지, 지금 7호 태풍이 어디에 있어가지고 이게 어떻게 영향을 줬다라는 건가요?
◆ 반기성> 현재 도쿄 한 1500km 남동쪽 해상에 위치
하고 있는데요. 이게 어제 발생을 했죠. 어제 발생했는데 그 이전에도 열대성 저기압으로 위치를 하는데 통상 후지와라 효과라는 건 뭐냐면 후지와라 교수가 만들어낸 연구에서 만들어낸 법칙이죠. 태풍이라든가 강한 저기압이 있을 때는 이 두 저기압이 서로의 진로를 간섭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무슨 얘기냐 하면 저쪽 태평양 쪽에 지금 7호 태풍이 있는데 우리나라 쪽으로 태풍이 올라오는 걸 못 가게 하거나 혹은 다시 중국 쪽으로 가게 만드는 이런 힘이 작용한다는 거죠.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왜 다시 후지와라 효과라고 해서 중국 쪽으로 가지 못하고 올라오느냐 하면 워낙 우리나라 서쪽으로 제트기류가 강하게 막고 있습니다. 막다 보니까 그쪽으로 더 이상 못 가는 거예요. 못 가니까 할 수 없이 속도는 늦어지는 거죠.
◇ 김준일> 그렇군요. 제가 좀 문외한이긴 한데 약간 당구공 2개가 약간 서로 간섭해서 맞아서 조금 튕겨 나가는 이런 느낌이 있지 않나 저는 그런 식으로 좀 이해를 했는데 어쨌든 알겠습니다. 지금 이게 천천히 한반도를 관통을 한다라고 한다라면 지금 바람 피해도 바람 피해지만 강수량이 지금 상당할 거다라고 지금 예측이 되고 있는데 특히 지금 어느 지역이 좀 주의를 해야 되고 얼마나 오는지 이것 좀 말씀해 주시죠.
◆ 반기성> 일단 동해안 쪽에 비가 많이 내릴 것 같아요. 그쪽 지역은 최대한 500mm 이상 내릴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는데 이 지역은 일단 동풍, 태풍이 들어오면 동풍이 들어오지 않습니까? 동풍이 들어오게 되고 또 태풍의 우측 반원입니다. 태풍이 진행하는 방향의 반을 딱 잘라서 우측은 위험반원이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이쪽은 비도 좀 더 많이 내리고 더더군다나 동해안 쪽은 태백산맥이 가로막혀 있기 때문에 지형적인 효과까지 더해집니다. 그래서 그쪽으로는 한 500mm 이상 예상을 하고요. 이 태풍이 상륙하는 통영의 우측 그러니까 부산이라든가 이쪽 지역 경남의 남해안 쪽으로는 최고 400mm 이상 비가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외 지역은 100~200, 많은 곳은 250mm 정도인데 문제는 태풍은 파도가 한 번 오면 쭉 와서 한 번 탁 치고 빠져나가고 다시 오지 않습니까? 이런 식으로 태풍은 바람이든 비든 그냥 계속 강하게 부는 것이 아니고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니고 한 번 강하게 확 쏟아 부었다가 좀 잠잠해졌다가 다시 오거든요. 이런 패턴으로 오기 때문에 강하게 들어올 때는 지금 동해안 쪽은 시간당 100mm 이상을 예상을 하고 있고 그다음에 나머지 지역도 시간당 30~50mm 가장 강할 때는 그런 정도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정도라면 지난번 장마 때 호우나 비슷합니다. 그래서 지금 상당히 많은 피해가 있지 않겠느냐, 그렇게 예상을 하는 거죠.
◇ 김준일> 알겠습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오키나와에서 초속 40m가 넘는 강풍이 불었고 그래서 1만 7000여 가구 전기 공급이 끊기기도 했는데요. 물론 이게 준비 상황, 대비 상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은 그럼 한국도 이 정도 피해 이런 것들을 좀 예상을 해야 되는 건가요?
통영 강한 비바람(출처: 연합뉴스)◆ 반기성> 오키나와보다는 훨씬 크겠죠. 일단 태풍의 피해라는 것은 태풍이 얼마나 강하냐 첫 번째 두 번째는 태풍이 얼마나 오랫동안 영향을 주느냐 세 번째는 태풍이 지나가는 곳이 도시냐 그러니까 사람들이 아주 많이 사는 지역이냐. 이것에 따라서 피해액이 틀려집니다. 일단 인명 피해도 틀려지고. 이 카눈 같은 경우는 실제로 지금 통영 쪽으로 상륙을 한다면 우리나라에서 큰 도시를 다 강탈하면서 올라오는 그런 형태거든요. 통영으로 해서 진주, 그 밑에 대구, 대전, 청주, 그다음에 서울 수도권까지 강타를 하는 이런 태풍인데 그러니까 일단 시간도 길어요. 태풍이 영향을 주는 시간도 길고. 두 번째 이 태풍이 대도시를 지나고 있고 그리고 태풍이 튀는 태풍들의 특징이 옛날처럼 육지에 상륙하면 바로 약해지는 게 아니라 상당한 세력을 가지고 올라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오키나와 피해라든가 이번에 카눈이 규슈 쪽에서 피해가 컸는데 그런 피해보다는 훨씬 클 것으로 예상을 합니다. 제가 조심스럽게 예상을 한다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던 태풍 중에서는 피해가 아마 가장 크지 않겠나, 그렇게 예상을 합니다.
◇ 김준일> 그 정도인가요? 역대급이다. 이번 지금. 어쨌든 이 관통 루트나 이런 세기를 봤을 때 그 정도로 지금 보시는군요. 댓글에 질문이 올라와서 여쭤보는데 센터장님도 지금 처음 보는 태풍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예보관 생활을 굉장히 오래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몇 년 동안 하셨는데 이게 처음인 건가요?
◆ 반기성> 40년 이상 했습니다.
◇ 김준일> 40년 이상 하셨는데도 이런 거는 처음 봤다. 이렇게 아니 누군가가 지금 물어봐가지고 지금 올라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기후 변화 얘기를 좀 잠깐 여쭤볼게요. 이번 여름 장마가 끝났다는 이야기도 있고 국지성 기습 호우가 많았다. 그래서 강수 패턴이 변화가 시작이 된 거 아니냐 이게 기후 변화 때문이다. 이런 얘기들이 있는데 센터장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반기성> 그렇죠.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장마 패턴이라든가 비 오는 패턴이라든가 지금 태풍같이 이상한 태풍이라든가 이런 걸 지금 다 만들어내고 있는 거거든요. 일단 우리나라 장마도 고전적인 장마, 옛날 같은 장마가 지금은 아니고요. 일단 비도 예상보다 많이 내리고 그러면 그럴 수밖에 없죠. 기온이 올라가면 수증기를 더 많이 함유하니까 비는 더 많이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인데 우리나라 여름철 기후는 저는 아열대 기후로 바뀌었다고 봅니다. 여름철. 그래서 여름철 그런 기후에 굉장히 어떤 장마 같은 것이 아니라 많은 기후학자들은 여름 우기라고 우리가 바꾸자,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것들이 옛날 같은 그런 고전적인 그런 기후 패턴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아주 기온도 예상보다 많이 올라가고 비가 한 번 오면 엄청 많은 비가 쏟아져 내리고 이런 것들이 반복된다는 거죠. 그래서 어차피 앞으로 기후변화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이런 악기상들은 더욱더 많이 발생을 할 겁니다.
◇ 김준일>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이었습니다. 센터장님 감사합니다.
◆ 반기성>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