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으로 인한 특보가 전국적으로 발효된 10일 오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잼버리 비상 대책반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파행을 맞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의 주무 부처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이틀 연속 언론 접촉을 회피하고 있다.
잼버리조직위원회는 10일 오전 정부의 태풍 카눈 집중 대응으로 브리핑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가부 관계자는 "김 장관이 현장방문을 검토 중"이라며 브리핑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잼버리 대회의 부실한 준비와 이후 굼뜬 대응으로 여론의 비판에 직면한 김 장관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임시 브리핑룸이 마련된 뒤 이곳에서 언론 브리핑에 나선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이미 전북 새만금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도 번번이 언론의 지적에 제대로 답변을 내놓지 못하자, 지난 7일에는 기자들로부터 "완벽하게 준비해오라"는 질타까지 받았던 터다.
이런 가운데 앞서 전날 예정됐던 김 장관의 일일 브리핑도 예정 시각을 약 10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취소됐다.
당시 조직위는 오전 11시 김 장관이 잼버리 대회 운영 상황 및 체험프로그램 관련 브리핑을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정 시각 7분 전에야 30분 뒤로 브리핑 시간을 미뤘고, 이마저도 진행하지 않았다. 결국 조직위는 약속했던 브리핑 시각을 한참 넘긴 오전 11시 24분쯤에야 기존 오전 브리핑을 오후 2시 행정안전부 주최 브리핑으로 변경한다고 알렸다.
당시 여가부 관계자는 "금일(9일) 여가부 장관 브리핑은 잼버리 비상대책반 회의가 길어짐에 따라 취소됐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잼버리 조직위의 공동위원장이자 주무부처장인 김 장관이 언론과 대화하지 않는 동안, 세계에서 한국을 찾아온 스카우트 대원들이 전북 새만금에서 전국으로 흩어지면서 각종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연합뉴스특히 전날 오후 전남 순천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스위스 참가자를 태운 관광버스가 교통사고를 당해 총 9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당시 관광버스는 예정에 없이 전남 순천에서 숙박하고 서울로 출발하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각지로 스카우트 대원들이 이동했지만, 이들을 떠맡은 지자체 등이 '알아서' 일정을 준비하다보니 관련 계획에도 곳곳에서 잡음이 일었다. 특히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을 코앞에 두고도 야외활동 허용 여부에 대한 지침조차 내리지 않아 급히 일정을 조정하는 혼선을 빚기도 했다.
김 장관이 참석하지 않은 전날 오후 열린 브리핑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스카우트 대원들의 향후 일정에 대해 "프로그램 전반적인 것에 관해서는 직접 관여하지 않아서 책임있게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그동안 관여해왔던 조직위의 여가부 장관이나 (스카우트)연맹에서 답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직위와 여가부는 현장 방문 일정으로 김 장관이 언론 브리핑에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날 김 장관은 언론을 상대로 대회 진행상황을 언론에 설명하는 대신,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진행된 스위스 스카우트 대원 태권도 체험 현장을 찾아 공연을 관람하기로 선택했다.
이날도 김 장관은 오전 비상대책반회의를 참석한 후 수도권의 한 잼버리 프로그램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다만 여가부 관계자는 김 장관 현장 방문 일정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함구했다.
한편 김 장관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를 한창 준비할 시기에도 새만금 현장에 드물게 방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취임한 김 장관은 같은해 9월 새만금 현장을 점검한 뒤 올해 2월 잼버리 홍보대사 위촉식까지 현장 방문 일정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이후 4, 5, 7월에 한 번씩 새만금 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