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 하와이 산불 사망자가 12일(현지시간) 현재 89명으로 늘어났다. 산불의 규모 역시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어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와이 산불 최소 89명 사망…"더 늘어날 것"
AP 통신 등에 따르면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닷새째 마우이섬 등에서 번지고 있는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8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다들 이에 대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웨스트 마우이 등에서 파손된 주택은 2200채에 달하며, 피해 규모는 60억 달러(약 7조9900억원)에 육박한다"고 그린 주지사는 덧붙였다.
당국은 라하이나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대와 탐지견을 투입해 구조와 사체 수습을 개시했다.
이에 따라 전소된 집터마다 수색대가 다녀간 곳에는 주황색 'X' 표시가 남고, 사람이 숨진 흔적이 있으면 유해를 뜻하는 'HR'(human remains) 글자가 표시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앞서 미국에서는 2018년 캘리포니아 북부 패러다이스 마을에 산불이 번져 85명이 숨지면서 근래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이날로 하와이 산불 사망자가 이전 참사보다 많아지면서 100여 년 만에 최악의 산불로 남게 됐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나무 뿌리들이 땅속에서 타고 있다"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로 잿더미가 된 마을. 연합뉴스
또 미 CNN방송에 따르면 마우이에서 소방관들과 동행해 화재 현장을 촬영 중인 전문 사진작가 대니얼 설리번은 "나무 뿌리들이 땅속에서 불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토양 온도가 화씨 180~200도(섭씨 82~93도) 정도로 올랐다"며 "(지상에서는) 불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땅속에서는 나무 뿌리가 타고 있어 불이 어디서든 튀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관들은 지난 8일부터 24시간 내내 일하며 불과 싸우고 있고, 이들 중 다수가 잠을 자지 못했다"며 "바람이 적이었다가 다행히 며칠 동안 잔잔해져 불을 잡는 데 도움이 됐지만, 워낙 큰 산불이어서 진압에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화재 발생 첫날인 8일 하와이 근처를 지나간 허리케인 '도라'의 영향으로 최고 시속 80마일(129㎞)의 돌풍이 불면서 산불이 삽시간에 라하이나 마을 등을 덮쳤고, 화재 지역도 3곳으로 확대됐다.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12일 오후 현재 마우이섬의 기온은 섭씨 31도, 습도는 48%, 풍속은 최고 시속 21마일(34㎞)로, 산들바람이 부는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