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사실상 '갱단 천하'인 카리브해 최빈국 아이티에 다국적 경찰력 투입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 나라 최대 폭력조직의 '수괴'가 국제사회를 향해 엄포를 놓았다.
17일(현지시간) 도미니카공화국 일간지 '오이'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도 포르토프랭스 일대 갱단 연합체인 'G9'의 두목 지미 셰리지에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 경찰력이 과거 유엔평화유지군처럼 성적 학대를 저지르고 실수로라도 콜레라를 유입시키는 등 행위를 반복한다면, 우리는 들고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마지막 숨을 쉴 때까지 그들과 맞서 싸울 것"이라며 "이게 바로 우리나라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아이티 국민들의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바비큐'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 셰리지에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세력을 규합해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장본인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지난해에는 아이티 석유 저장량 중 70%가량이 보관된 바로(Varreux) 유류 터미널을 장악해, 그전부터 심화하던 연료난을 부추기고 사회를 대혼란에 빠지게 했다. 유엔 제재를 받는 유일한 아이티 인이기도 하다.
셰리지에는 그가 이끄는 갱단 때문에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다국적 경찰력에 대해 "부패한 총리와 정치인, 지역 경찰을 몰아내기 위한 것이라면 대환영"이라며 "그들이 우리의 삶을 재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우리도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유엔은 아이티 치안 보장을 위해 아프리카 케냐를 중심으로 한 다국적 경찰력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투입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과거에도 정국 불안과 지진 등으로 사회 혼란이 컸던 아이티에서는 2004~2017년 질서 유지를 위해 주둔한 다국적 유엔 아이티 안정화지원단(미누스타·MINUSTAH) 중 일부 국가 단원이 미성년자 등을 상대로 성 착취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