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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만배, 대선 직전 '대장동 몸통은 尹' 기획·유포"

법조

    檢 "김만배, 대선 직전 '대장동 몸통은 尹' 기획·유포"

    2021년 9월 대장동 비리 의혹 불거지자
    당시 윤석열 후보 '몸통' 지목 인터뷰
    민간 업자 동원해 허위사실 유포 정황
    檢 "공범 이재명 출마한 대선에 영향"
    검찰 4번째 구속영장 미발부…金 석방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황진환 기자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황진환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2021년 9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사안의 '몸통'이라는 얼개를 기획하고 허위 인터뷰 등을 통해 이를 퍼트린 정황을 검찰이 잡았다.

    검찰은 대선 국면에서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조우형(천화동인 6호 소유주) 등 민간 업자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장동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하도록 지시한 배후가 김씨라고 본다. 또 김씨가 직접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을 찾아 억대 금품을 건넸고, 그 대가로 허위 인터뷰를 보도하도록 청탁한 것으로 의심한다.

    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김씨가 지난 2021년 10월 남욱 변호사에게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해 '그분'과 이재명 대표의 관련성을 부인하도록 회유한 정황을 확보했다.

    대장동 사건 의혹이 처음 불거진 당시 사업 이익 1200억원을 배당받은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정영학 녹취록에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 아니라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남 변호사는 JTBC와 1차 인터뷰에서 "김만배씨가 유동규 전 본부장을 '그분'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2차 인터뷰에서 "그분은 이재명 대표가 아니"라는 취지라고 밝혔다. 검찰은 첫 인터뷰 이후 김씨가 남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제 우리랑 이재명은 한 배를 탔다. 이재명이 살아야 우리도 산다"고 말하며 진술 번복을 종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파악한 김씨의 허위 인터뷰 종용 정황은 더 있다. 검찰은 김씨가 2021년 10월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와의 통화에서 "(정)영학이 미친 짓을 해서 상황이 안 좋다. 이 사건은 게이트가 돼서는 안되고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뇌물 사건으로 정리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했다. 유 전 본부장의 개인 비리로 사안을 몰아가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당시 김씨는 "형이 멀리, 광야로, 엉뚱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조씨는 실제로 JTBC 취재진에게 "'그분'은 (이재명 대표가 아니라) 유동규"라는 취지로 거짓 진술을 했다고 한다. 검찰은 JTBC가 인터뷰 이후 한참이 지난 이듬해 2월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조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면서 '대검 중수부에서 조씨가 조사를 받았고, 당시 윤석열 주임검사(중수2과장)가 커피를 타줬다'는 취지로 왜곡했다고 본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검찰은 김씨 자신도 평소 친분이 있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에게 1억6200만원을 건네고 그 대가로 허위 인터뷰를 한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김씨는 2021년 9월 15일 신 전 위원장과 만나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당시 윤 대통령이 사건 담당 박모 검사를 시켜 조우형씨에게 커피를 타주고 수사를 덮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씨의 인터뷰 기사는 이듬해 3월 6일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됐다. 인터뷰로부터 6개월이 지난 데다 대선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이었다. 당시 민주당과 이 대표 측은 윤 대통령이 '대장동 사업의 몸통'이라고 거센 공세를 펼쳤다. 검찰은 김씨가 뉴스타파 언론 보도를 통해 대선을 코앞에 두고 여론 조작을 도모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렇듯 김씨가 다양한 경로로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펼친 것으로 보고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날(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에 대한 횡령 혐의 추가 구속영장 심문에서 검찰은 이런 정황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김씨의 구속연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의 허위사실 유포 행위는 (대장동 비리) 공범인 이재명 대표가 후보로 출마한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별도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며 "자신과 배후사범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범죄도 마다하지 않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김씨의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검찰의 네 번째 구속 시도에 대해 "부당한 장기 구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는데 이를 법원이 받아들인 셈이다. 김씨는 6일 자정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검찰은 "심각한 증거인멸이 이미 일어났고 앞으로도 우려된다"며 "법원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 향후 공소유지와 추가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김씨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씨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및 배임증재 혐의를 적용했다. 닷새 전인 이달 1일에는 신 전 위원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배임수재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신 전 위원장은 김씨로부터 받은 돈은 정당한 책값을 받은 것이라면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 소환에도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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