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인구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피켓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저출산은 우리의 문제입니다!"
처음 구성원들에게 저출산 이슈를 던졌을 때 다들 뜨악한 반응이었다.
'이걸 왜 우리가 고민해야 하나'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포스코의 '오지랖'이 기업들의 '현실'이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제조기업인 포스코의 경쟁력과 성장 동력은 현장 직원들에서 나옵니다. 인재의 소중함을 알고 있었고 이건 현장서 함께 일하는 협력사도 마찬가지입니다."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CBS의 대한민국 인구포럼 주제발표자로 나선 포스코 김용근 기업시민전략그룹장은 "기업이 노동력 수요자를 넘어 기업시민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8년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포스코는 사회적 문제인 저출산을 '우리의 문제'로 여기고, 공감대를 얻기 위해 4가지 방향을 잡았다.
먼저 구성원이 아이를 낳고 가정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이를 위한 문화를 만드는 데 치중했다. 또 협력사도 포스코의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인재가 지역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지역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진오 CBS 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인구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이밖에도 신혼여행지원금과 출산장려금, 아기 첫만남 선물, 육아기 재택근무제 등 사내 출산친화제도를 소개했다.
KB금융그룹은 저출산 해결의 키워드로 '다양성'을 제시했다.
KB금융그룹 ESG본부 문혜숙 상무는 "양성평등과 함께 다문화, 장애인 등 여러 계층들의 인재를 채용해 사내 다양성, 포용성을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성 중심의 수직적인 조직이 아니라 수평적이고 다양한 조직 문화가 공정하고 열린 조직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여성 핵심 인재 육성을 위해 '위스타트(we star)'제도를 운영해 직급별로 역량을 강화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문 상무는 "회사가 나를 키우고 성장시킨다는 자존감을 구성원에게 줄 수 있다"며 "남성이 육아휴직을 갔다와도 불이익이 없도록 일과 가정 양립이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일이라는 인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2023 대한민국 인구포럼가 열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저출산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매일유업의 고민은 한층 더 깊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은 "신생아 수를 매년 카운트하는 회사라서 저출산 인구 감소를 가장 먼저 느끼고 있다"며 "저출산은 국가적 이슈이기도 하지만 회사가 살아남기 위한 고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2017년 하반기 매출이 확 줄었고 지방 공장에서 신입사원을 구할 수 없어 저출산이 우리 모두의 이슈라고 깨달았다"는 매일유업은 출산친화문화를 세우는 데 집중했다. 출산지원금을 배 이상 늘리고 탄력근무제와 재택근무제를 쉽게 쓸 수 있도록 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이용관 대표는 "인구문제를 고객중심적 접근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기후 위기에서 탄생한 회사가 스타트업 테슬라"라며 "인구문제 역시 고객중심적 접근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3부 세션에서는 △아모레퍼시픽(오정화 지속가능경영센터 상무) △듀오정보(박수경 대표) △휴먼스케이프(장민후 대표)도 발제에 참여한다. 진미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가 참여해 토론을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