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이산가족 고향방문'에 구현된 북한 지역. 통일부 제공#1933년생인 이산가족 김옥화 할머니는 평양 중심가인 영전리 129번지가 고향이다. 피난 전 여고생으로 포목상을 하는 어머니와 공부를 하시는 아버지와 함께 2층 한옥집에서 살았다. 10살 때부터 무용연구소에서 꾸준히 무용을 배웠고, 평양 대동강 건너편에 사는 3살 위의 기우 오빠를 좋아하기도 했다. 1950년 겨울 군인들을 따라 피난할 때는 군복을 입고 간호사로 변장하기도 했으며, 대동강 철교 폭파 장면도 목격했다. 함께 후퇴했던 군인 중 한 명과 나중에 결혼식을 올렸고, 전쟁이 끝난 지 수년 뒤 전쟁 때 헤어진 셋째 언니를 만나게 됐다. 이제 90살인 김옥화 할머니는 어릴 때 살던 평양의 한옥집, 무용단 연습실, 평양의 친구들과 첫사랑 기우 오빠와의 추억이 담긴 대동강 나루터가 참 그립다.
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은 오는 27일 '이산가족의 날'을 계기로 김옥화 할머니 등 실제 이산가족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제작한 메타버스 통일교육 콘텐츠를 개통한다.
고령의 이산가족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의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한 방법으로 4차 산업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이산가족 고향방문' 콘텐츠를 개발한 것이다.
평양 영전리가 고향인 김옥화 할머니와 함께 평남 진남포 출신의 1942년생 김병모 할아버지, 함남 함흥이 고향으로 이미 작고하신 1929년생 김정옥 할머니 등 3명이 메타버스의 주인공이다.
이번에 개통되는 콘텐츠는 세 분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고향을 메타버스 공간에 실제와 같은 모습으로 재현함으로써, 생각 속에만 있던 고향을 가상공간에서나마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도 실제 이산가족 사연을 가상공간에서 직접 체험함으로써 '이산가족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통일이 왜 필요한지' 느낄 수 있도록 참여형·체험형 메타버스로 제작했다.
27일 개통되는 이 콘텐츠는 로블록스에 접속해, 회원가입 → 검색 창에 '메타버스 이산가족 고향방문' 검색 → 플레이 순으로 진행하면 누구나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이 콘텐츠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이용자가 세 분의 행복했던 고향에서의 추억, 이산의 아픔을 몰입·공감할 수 있도록 스토리(모험) 게임 형식으로 구현했다.
고향마을 공간은 이산가족 사연자의 진술과 스케치를 바탕으로 전문가의 고증을 통해 전문 3D툴로 제작했으며, 미래세대가 세 분의 이야기를 통해 이산의 아픔을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으로 가미한 게임 형식을 적용했다.
아울러 6.25 전쟁 이전의 진남포항 등대, 대동문, 대동강 철교, 함흥 영생여고 등이 실제에 가깝게 아주 사실적으로 구현됐다.
한편 지난 2022년 '통일 한반도, 또 하나의 세계'를 시작으로 메타버스 활용 통일교육 콘텐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통일교육원은 메타버스를 통해 통일 한반도와 이산가족 문제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래세대의 이해의 폭이 더욱 넓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