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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청소 두려워"…아르메니아계 '엑소더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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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종청소 두려워"…아르메니아계 '엑소더스' 시작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영토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한 가운데 지난 19일(현지시간) 스테파나케르트에서 주민들이 대피소에 피신한 모습. 연합뉴스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영토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한 가운데 지난 19일(현지시간) 스테파나케르트에서 주민들이 대피소에 피신한 모습. 연합뉴스
    '캅카스의 화약고'라 불리는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접경 분쟁지역인 나고르노 카라바흐에서 아르메니아인들의 '엑소더스(대탈출)'이 시작됐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정부는 전날 나고르노 카라바흐에서 탈출한 첫 난민행렬이 아르메니아에 도착했으며 지금까지 6650명이 입국했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이 지난 19~20일(현지시간) 벌인 군사작전으로 이 지역을 장악하는데 성공하면서 이 지역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인종 청소'를 우려해 탈출 행렬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메니아 방향 라친 회랑에는 국경을 넘으려는 자동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나고르노 카라바흐를 탈출한 이들이 집과 세간살이를 그대로 놔두고 최소한의 소지품만 챙겨서 간신히 빠져나왔다며 돌아갈 것이라는 희망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이지만 기독교(아르메니아 정교)를 믿는 12만명의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대다수다. 아르메니아계는 이 지역에 '아르차흐 공화국'이라는 국가를 세우고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요구해왔다.
     
    이 지역은 '캅카스의 화약고'로 불린다. 옛 소련 붕괴 이후 지난 30년간 이 지역을 둘러싸고 두 차례 전쟁이 있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아제르바이잔이 이 지역과 아르메니아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라친 회랑을 차단해 식량과 연료 공급이 끊기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 벌어졌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지난 19일 지뢰 폭발로 자국민이 사망한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이 일대에 '군사 작전'을 감행했다. 그리고 하루 만에 아르메니아 자치 세력부터 항복을 받아냈다.
     
    아르메니아는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중재로 체결된 이번 휴전 협정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 자치군을 무장해제하고 모든 군사 장비를 철수했다.
     
    아르메니아는 그동안 아제르바이잔과 분쟁에서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불안한 평화를 이어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는 분쟁 개입에 소극적이 됐다.
     
    이에따라 아르메니아가 친서방 쪽으로 움직이자 아제르바이잔이 공세에 나선 것이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 열 달 가까이 라친 통로 차단으로 위기를 겪은 주민들은 아르메니아로 탈출하겠다는 여론이 압도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든든한 지원국인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분쟁 지역을 아제르바이잔의 통제하에 재통합하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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