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왼쪽)과 존 조. 연합뉴스미국 할리우드 배우들이 43년 만에 파업을 결의한 이유에 관해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과 존 조가 배우라는 예술가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그 의미를 밝혔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 시어터에서 열린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 기자회견에는 저스틴 전 감독, 정이삭 감독과 함께 배우 스티븐 연, 존 조가 참석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스티븐 연과 존 조는 현재 파업 중인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이하 배우조합) 소속으로, 조합 규정상 파업 중 출연 작품과 관련한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 배우조합 파업 이후 소속 배우들은 레드카펫을 비롯한 각종 영화·드라마 홍보 행사는 물론 촬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촬영장이 아닌 거리로 나서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권리 보장을 위해서다. 배우조합은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가 기본급여 인상은 물론 스트리밍 사업 수익의 공정한 분배와 인공지능(AI) 활용에 따른 배우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티븐 연은 파업에 들어간 이유를 밝히기 전 "사실 부산에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권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파업에 관해 "우리 예술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낸 것"이라며 "작가와 배우들은 산업에서 공정한 소득을 보장해주길 바란다. 산업에 변화가 찾아오면서 그로 인해 영향을 받는데,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 배우조합 파업 시위. UPI-연합뉴스
할리우드 배우들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AI 관련 부분이다. 배우들은 자기 외모나 목소리가 AI로 생성하는 이미지에 무단으로 사용되는 데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존 조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인간이 기계에 의해 대체되고 있고, AI 때문에 사람이 일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있다"며 "그러나 예술은 인간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예술만큼은 인간의 경험과 표현을 빼앗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조합에서 하고자 하는 건 우리의 직업을 인간이 할 수 있는 전문적인 분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예술가들이 자신의 일을 지속해서 수행하고, 더 좋은 예술 작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려면 이를 위한 시스템과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먼저 파업에 들어간 미국 작가조합(WGA)은 제작사 측과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배우조합은 작가조합이 잠정 합의에 이른 것을 축하하며, 배우조합 역시 영화·TV제작자연맹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을 촉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