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무슨 일이 일어났나
전쟁은 현지시간으로 7일 새벽에 벌어졌다. 이날은 유대교의 명절 초막절이 끝난 직후 안식일이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넘어 이스라엘 남부지역에 2500여발의 로켓포를 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저고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도 수 천 발의 물량 작전 앞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로켓 공격으로 곳곳이 공습을 당한 사이, 하늘로 전동 패러글라이더, 바다로 모터보트, 철조망을 뚫고 진입한 오토바이와 트럭을 활용해 무장 대원들이 이스라엘 접경지역으로 입체적으로 침투작전을 벌였다. 침투작전에 투입된 대원들은 군인은 물론 민간인까지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팔레스타인인들이 7일(현지시간) 붙잡힌 이스라엘 민간인을 이스라엘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가자지구로 데려가고 있다. 연합뉴스이스라엘도 곧바로 보복에 나서 전투기와 드론 등을 동원해 가자지구에 공습을 쏟아부었고, 이미 이 과정에서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9일 현재까지 이스라엘에서 700여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팔레스타인에서도 3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 하마스가 숨어있는 모든 곳,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조치를 예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부 무력화 입법 등으로 국내외에서 비판에 직면했던터라 이번 하마스 기습공격에 더 강경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그동안 자제해왔던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이 승인될지 여부에 국제사회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자지구로 이스라엘군이 투입되고 분쟁이 격화되면 지켜보던 이웃 중동국가들까지 합세하게 되고 이럴 경우 전면적인 중동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중요한가
이스라엘 본토가 공격을 당한 것은 1973년 10월 6일 이집트와 시리아가 이스라엘을 기습했던 '욤 키푸르 전쟁' 이후 정확히 50년 만이다. 50년 동안 공격 당한 적이 없던 본토에 로켓이 날아오고 무장대원들이 민간인을 사살 납치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 판 9.11'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라마트간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 이후 실종된 이스라엘인의 가족이 울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으로 미국도 곤란한 처지에 빠졌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수교를 추진해왔다. 중동의 맹주 사우디가 이스라엘을 인정하면서 중동에 항구적 평화를 가져온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하마스 공격으로 중동은 다시 화약고로 떠올랐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이 해제해 준 이란의 동결 자금이 하마스의 군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정치적 공격을 시작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또 다른 대규모 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 관계는 다시 요동치고 있다.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시티가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세계경제도 불확실성에 빠졌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이 시작되면서 국제유가는 4% 급등했다. 욤 키푸르 전쟁은 오일 쇼크를 가져온 바 있다. 지금은 오일 쇼크 당시처럼 원유 의존도가 높지 않지만 진정세를 보이던 유가가 다시 인상될 경우, 인플레이션율이 다시 올라가고 이에 따른 미국발 금리 인상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불확실성 속에 달러 선호가 강해지면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오르고 국내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