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류영주 기자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피고인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공판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돈을 전달하는 과정을 직접 시현했는데, 정진상 전 실장 측은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10일 열린 정 전 실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유 전 본부장은 2020년 10월 정 전 실장에게 현금 3천만 원을 전달했다며 당시 상황을 법정에서 재연했다.
검찰은 정 전 실장이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2019년 9월에는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자택, 2020년 10월에는 경기도청에서 각각 3천만 원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이외에도 유 전 본부장이 정 전 실장에게 2013년 설과 추석 명절에도 각각 1천만 원씩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도 그동안 재판에서 이렇게 주장해왔고, 올해 4월 열린 공판에서도 코트 등을 언급하며 돈을 건넸다고 증언했다.
이어 이날 공판에선 2020년 10월 경기도청에서 돈을 건넬 당시를 재연했다. 유 전 본부장은 검은색 양모 코트를 직접 착용하고 1천만 원씩 든 봉투 3개를 안주머니 2곳, 바깥주머니 1곳에 나눠 넣었다.
그러면서 "도청의 정진상 사무실 출입구 왼쪽에 책상이 있었고, 책상 옆에 캐비닛이 있었다"라며 서랍에 넣는 모습을 직접 보여줬다.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연합뉴스이에 정 전 실장 측은 10월이란 계절을 고려할 때 착용한 코트가 너무 두껍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정 전 실장 측은 "그 당시 계절이 지금 계절이다. 10월에 양모 외투를 입었다는 것이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정 전 실장에게 돈을 줄 때 입었다는 옷이 지금 저 옷이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은 "저는 저 옷이 맞는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돈을 넣을 때 단추를 채운 기억이 확실히 난다"라고 반박했다.
정 전 실장 측은 또 "방금 그 외투에 돈과 지갑을 같이 넣으면 외부에 거의 표시가 난다"라고도 지적했지만, 유 전 본부장은 자신의 기억에 해당 코트가 맞다고 재차 답변했다. 유 전 본부장은 앞서 지난 4월 열린 공판에서도 "코트 안쪽 주머니에 하나씩 봉투 두 개를 넣었고, 바깥 주머니에 하나를 넣어서 간 기억이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