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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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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함께하고 계십니다. 오늘 2부는 특별한 시간 준비했습니다. 원래 <한판 클라스>는 금요일 날 하는데 특별한 분 모실 때는 요일을 옮겨서 진행합니다. 오늘 특별한 주인공 <한판 클라스>의 주인공은 대한민국 대표 소통강사 김창옥 대표님 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창옥>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우리 진 작가님과 김 소장님과 인사 나누십시오.
◆ 진중권>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박재홍> 저희가 한판승부 1주년 때 그때 특별 강사로 모시고 2주년 지나서 또 모셨습니다.
◆ 김창옥> 어떤 어머니가 강연장에서 만났는데 저보고 그러시는 거예요. 김 선생, 내가 칠십인데 살아보니까 하루는 더디 가는데 1년은 빨리 갑디다.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말인가 했는데 오늘 이제 초대받고 보니까 저번에 그때 막 웃고 같이 사진 찍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게 벌써 1년 갔다고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박재홍> 벌써 2주년이 지났어요.
◆ 김성회> 저는 자주 뵌 줄 알았어요.
◆ 김창옥> 그러니까요.
◆ 김성회> 그러니까요. 그런데 그게 벌써 1년 전이라니 믿겨지지 않습니다.
◆ 김창옥> 참…
◇ 박재홍> 그래요, 우리 교수님 책 중에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라는 제목의 책이 있던데. 저희가 2년 넘었는데 지금까지 방송한 것처럼 앞으로도 살아도 될까요? 아니면 어떻게 바꿔야 될까요?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저희 방송 간혹 보신다고 하시던데.
◆ 김창옥> 잘 되시는 것 같아요.
◇ 박재홍> 알겠습니다. (웃음)
◆ 김창옥> 너무 좋은 균형을 잘 잡고.
◇ 박재홍> 그렇군요.
◆ 김창옥> 가시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 박재홍> 오늘 특별히 모신 건 요즘 사회적으로 소통이 이렇게 어려운가. 문제 의식을 주는 사건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지난 7월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이 주목 받은 다음에, 교육 현장이 부모님들의 과도한 민원, 그리고 그로 인한 우리 선생님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또 김창옥 대표님이 이런 사건들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했어요.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일인 4일 서울 서이초 교사의 교실에서 고인의 지인들이 슬퍼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김창옥> 사건을 어떻게 보냐는 이런 무거운 질문 이게. 이게 정말 쉽지 않은데 그런 생각은 들더라고요. 전에 육군참모총장님 배석하시는 지휘관 회의에 갔는데. 끝나고 나서 대령님이 장군님들 빼고 팥빙수 한 그릇 사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보고 물었어요. 한반도에 전쟁이 날 수 있는데 전쟁에서 이기려면 군인이 뭐가 좋아야 될 것 같냐. 그래서 제가 첨단무기가 좋아야 이기는 거 아니냐 했더니 첨단무기를 운영하는 사람이 군인이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같은 무기나 조금 차이가 있다면 군인이 두 가지가 좋아야 이긴다. 첫 번째는 군기가 세야 된다. 그런데 군기만으로는 전쟁을 못 이긴다. 두 번째가 필요한데 그게 사기가 높아야 한다. 군기와 사기가 동시에 높을 때 군인이 전쟁에서 승리할 확률이 올라간다. 우리 총장님이 들어오시면 군기가 올라가고 사기가 떨어진다. 우리 총장님이 나가시면 사기가 올라간다. 그리고 기합이 빠진다. (웃음) 그래서 지휘관이라는 것은 어떻게 하면 군기와 사기를 동시에 올리는가에 참 지휘관의 역량이 있는 거다. 저는 그런데 그게 자녀교육도 똑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마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은 보통 60년대 중후반, 70년대 초반인 사람들은 부모나 선생님이 군기를 잡는 것에 모든 교육을 올인 하신 것 같아요. 집에서도 그렇고 학교에서도 그렇고 때리고 막. 막 군대식으로 그렇게 하고.
◇ 박재홍> 맞아요.
◆ 김창옥> 그런데 이제 지금은 너무 예전에 그래서 자란 이 세대가 부모가 됐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지금은 너무 자녀의 사기를 높이는 거에만 이게 극단적으로 맞춰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 박재홍> 자녀의 사기를 너무 맞추고 있다.
◆ 김창옥> 그럼 사기만 높이고 이게 룰과 규율과 다른 사람과 함께 가는 문제와 관계와 이런 거보다 그냥 너. 너의 사기를 높이는 거. 그래서 조금 예전 60년대, 70년대생들은 너무 극단적으로 아버지들이 선생님이 군기를 잡으셨고 지금은 상대적으로 좀 어머니들이 개인차지만 너무 자녀의 사기를 높이는 것에 좀 맞춰져 있지 않나.
◆ 김성회> 저는 그런데 공감이 되는 게 저도 아이 둘 키우고 있는데 사기만 진작하거든요. 그런데 그러면서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냐면 군기는 사회가 다 잡아줄 건데 사회에서 군기 잡아서 들어오면 나는 사기만 올려주는, 어디 가더라도 집에 오면 아빠랑 엄마가 있다는 사실만 가르치는 데 너무 집중을 해서. 말씀하신 것처럼 규율을 세우거나 아이들을 집에서 야단치거나 큰소리를 내거나 이런 적이 잘 없었는데 생각해 보니 좀 필요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너무 그렇게 자라다 보니까, 거꾸로.
◆ 진중권> 옛날에는 그렇지 않습니까? 누가 뭔가 잘못하거나 사회적 규율을 깨거나 그러면 어른들이 야단치거나 그랬잖아요. 어느 순간부터인가 갑자기 그런 부모가 나타나서 우리 애 기죽일 일 있습니까? 라고 항의하는.
◆ 김창옥> 그러니까 말씀하신 대로, 전에는 아마 모든 집이 그렇지는 않지만 아이가 밖에서 싸우고 오잖아요. 그럼 부모님들이 자기 애를 일단 혼을 내셨거든요.
◆ 진중권> 싸우지 말라고.
◇ 박재홍> 맞아요, 맞아요.
◆ 김창옥> 네가, 네가. 그런데 지금은 또 뭔가 밖에서 분쟁이 있으면 일단 우리 애가… 그러니까 만화영화에 보면 이렇잖아요. 우리 편 좋은 편, 너네 편 나쁜 편.
◇ 박재홍> 맞아요.
◆ 김창옥> 그런데 사실은 늘 그렇지는 않잖아요. 늘 우리 애라고…
◇ 박재홍> 우리 애가 가해자가 될 수 있는 것이고 피해자일 수는 없는 것이죠.
◆ 김창옥> 그런데 예전에 아버지 심한 분들은 무조건 자기 아이를 혼내고 그리고 지금은 그게 너무 많이 우리 아이부터. 이렇게 좀 가는 세상이… 그리고 남편을 많이 혼내는 것 같아요.
◇ 박재홍> 남편?
◆ 김성회> 그래요. 그 점은 참 공감이 되네요. (웃음)
◆ 김창옥> 남편 기합을 잡고 아이들 기운은 살려주고. '한 번 말할 때 들어. 자기야, 여러 번 말하게 하지 말라고. 내 성격 알잖아. 왜 똑같은 말을 반복하게 하냐고.' (웃음) 그래서 이제 남편들은 너무 기가 죽고 사기가 떨어지고.
◇ 박재홍> 자녀의 기만 산다?
◆ 김창옥> 그런 집이 많이 생기지 않았나.
◇ 박재홍> 저도 근처의 아는 선배가.
◆ 김성회> 아는 선배죠, 본인 얘기 아니고? (웃음)
◇ 박재홍> 본인 얘기 아니에요. 아이 키우는 얘기 하다가 맞고 올 경우에 '누구누구야 절대 맞고 오지 마, 아빠가 무조건 책임질 테니까 더 때리고 와라.' 이렇게 말씀하신다고 그래서 사실 놀랐어요. 이야, 더 때리고 와라. 요즘 같은 세대에 그런 교육이 대세인가 그랬는데 그런 마음을 갖는 부모님들에게 어떻게 우리가 또 말을 할 수 있을까요?
◆ 김창옥> 저는 그걸 개인적으로 풍선효과라고 이렇게 하는데 60~70년대 태어난 부모들이 한쪽으로 너무 눌리다 보니까, 이분들이 부모가 돼서는 다른 쪽이 너무 튀어나와버린 느낌일 거예요. 그러니까 이거는 어떤 개인 한두 분의 어떤 문제라기보다는 대한민국의 지금 전 30년 전후의 아주 오랫동안 부모님들이 자녀를 대했던 방식. 어른들이 아이들을 대했던 방식이 이게 지금 세대에 다시 이쪽으로 이렇게 배가 불룩하게 튀어나와서 생기는 문제가 아닌가.
◆ 김성회> 저는 또 한편으로 궁금하달까 잘 모르겠는 것은 무슨 문제가 생기면 이걸 대화나 또는 싸움으로 풀 생각을 안 하고 일단 무조건 신고하고 어디다가 제소하고 법원이나 검찰에 무조건 이렇게 물어보는, 이런 문화는 어쩌다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가게 되는 걸까요?
◆ 김창옥> 저는 약간 이런 게 있잖아요. 그러니까 다툼을 너무 많이 본 사람은 극단적 폭력성을 띠거나 혹은 절대로 안 다투려고 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아요. 내가 부모님 싸우는 걸 너무 많이 봤어요. 그럼 이제 이 사람은 너무 못 참고 너무 폭력적 행동을 하려고 하거나 아니면 나 저 사람하고 아예 싸우는 거 싫어. 그러니까 그냥 법으로 해결하고 제 법률대리인하고 얘기하세요. 저 만나기도 싫어요. 아니면 문서로 내용증명 하시고. 그러니까 그 과거에 어떤 것을 경험했나를 저는 조금 많이 생각해 보거든요. 그러니까 저희 세대가 지금 하는 행동 말고 이 세대가 어렸을 적부터 부모와 사회로부터 많은 경험했던 그 경험치가 무엇인가. 그게 좀 아무래도 지금의 40~50대가 좀 어렸을 적에는 좀 그런 시절이지 않았나.
◇ 박재홍> 저는 대표님 말씀 들어보니까 요즘 이제 학부모와 교사들 간의 소통의 문제. 특별히 이제 학부모들의 갑질 문제가 많이 이슈화되고 있는데 그 문제도 보면 그 부모들이 선생님들과 교사들과의 소통에 실패하는 이유는 과거의 본인이 교사들과 소통에…
◆ 김창옥> 과거에 선생님들이 솔직히 너무 갑이셨던 시절이 있으셨잖아요.
◇ 박재홍> 그 과거가 드러나는 걸 수도 있겠네요, 그러면.
◆ 김창옥> 그때 정말 선생님들이 너무 갑이셨던 분들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학교에서 선생님들한테 막 맞았죠. 많이 맞았습니다, 저는.
◇ 박재홍> 많이 맞았죠.
◆ 김창옥> 물론 맞을 짓을 제가 한 것도 솔직하게 제가 보면 저도 좀 없지 않아… 죄송한 것도 있는데.
◇ 박재홍> 잘못을 했는데.
◆ 김창옥> 그런데 그때는 너무 비정상적인 선생님들이 많았다고 저는 생각해요. 당구대로 때리고 대나무로 때리고.
◆ 진중권> 대걸레.
◆ 김창옥> 대걸레로 때리고. 심지어 저희는 매일고사라고 아침에 시험을 봐서 저녁에 맞는데 선생님이 애들 보고 다 바닥에 다 배 깔고 누워 있고 위에서 지나다니면서 선생님들이 대나무로 학생들 손을 찍던 그런 선생님도 있었어요. 이런 얘기는 엄청 많이 하실 걸요.
◇ 박재홍> 사실은 다 70년대 학교 다니셨던 분들은 다 그런 기억이 있어요.
◆ 김성회> 저는 잘 부러지지 말라고 물푸레나무를 꺾어 와서 물푸레나무로 매일 때렸던 선생님도 있긴 했어요.
◇ 박재홍> 물론 그 부분의 선생님들은 존경받을 만한 참스승이셨는데.
◆ 김성회> 그런 트라우마가 있는데. 지금의 교사들도 그럴 거라고 하고 교사들한테 함부로 하는데.
◆ 김창옥> 지금 선생님도 안 그런 분이 많잖아요.
◇ 박재홍> 안 그렇잖아요, 또.
◆ 김성회> 그런데 지금 그 피해를 당하는 교사라는 사람의 나이가 2000년생, 95년생.
◆ 김창옥> 맞아요.
◆ 김성회> 그냥 안 맞고 자란 저희 다음 세대인 건데 그런 교사들에게 우리가 당했던 것처럼 너희들도 하지 마라라고 말하면 이분들 경우에는 굉장히 당황을 하겠죠. 무슨 말인지를 알 수 없으니까.
◇ 박재홍> 그러니까요.
◆ 김창옥> 왜냐하면 그분들은 지금 이미 은퇴를 하셨거나 아니면 지금 거의 은퇴를 앞두신.
◇ 박재홍> 교장 선생님.
◆ 김창옥> 선배 선생님들이시고 지금의 이 고통을 당하는 건 말씀하신 대로 되게 젊은 선생님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공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교사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이 공교육정상화 입법촉구 집회에 참가한 교사들로 가득하다. 지난달 21일 '교권 보호 4법' 통과 이후 일시 중단했던 재개된 이번 토요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만명이 참가해 '교권 보호 4법만으로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막을 수 없다'며 아동복지법 등 후속 입법 통과를 촉구했다. 2023.10.14 superdoo82@yna.co.kr (끝) 연합뉴스◇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이게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피해자일 수도 있고 가해자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우리 부모들이 교사와의 소통에 있어서 여러 가지 나오는 사건들 보면 소통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우리 부모들 입장에서.
◆ 김창옥> 그런데 저는 아까 말씀하신 대로 살다 보면 다툴 일도 있고 심지어는 싸울 일도 있고 그런데 저희가 이번에 정찬성 선수가 마지막 게임을 했지 않습니까?
◇ 박재홍> 정찬성 선수. UFC,
◆ 김창옥> 그런데 거기에서 보면 사람이 죽을 수 있는 만큼 때리는 거거든요. 일반 사람들이라면.
◇ 박재홍> 그렇죠. 선수니까, 프로 선수니까.
◆ 김창옥> 그런데 그 누구도 끝나고 기분나빠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긴 사람이 진 사람한테 레전드다, 이 사람은. 박수 보내주셔라. 그리고 그 선수에 대해서 심지어 게임을 졌는데도 누가 비난을 합니까? 정말 막 같이 울고 너무 멋있다. 정말 당신하고 우리 같이 했다. 그러니까 중요한 건 싸움이 아니라 싸움을 하는 방식인 것 같아요. 글러브를 끼고 룰을 갖고 때리는 거잖아요. 엄청 아프거든요. 그런데 기분은 안 나빠요. 그런데 지금의 싸움은 저는 솔직히 부모님도 학교와, 심지어는 정치권도 글러브를 끼고 때리는 게 아니라 이렇게 맨손으로 뺨을 때리거나 얼굴에 침을 뱉거나 아주 상스러운 욕으로 모멸감을 주는 일들이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아픈 게 아니라 기분이 너무 나쁜 거예요. 이렇게 기분을 내 자존감을 상하게 하고 이렇게 기분을 나쁘게 해? 그러면 되게 모멸감을 느낄 수 있잖아요. 그러면 둘 중에 하나인 것 같거든요. 폭력으로 갚아주거나 아니면 여기에서 내 삶을 포기해 버리거나. 너무 큰 모멸감을 느꼈으니까. 그래서 다툴 수 있다, 다툼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최소한의 예의라는 글러브를 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때리면 안 되는 부위는 웬만하면 지켜줘야 될 것 같아요. 그 마음의 부위가 있거든요. 그 부위는 얘기하면 안 되는 그 부위. 그런데 이제 우리는 최소한의 룰도 없고 글러브도 빼고 그냥 손바닥으로. 그러니까 학교 다닐 때도 선생님한테 빠따를 맞은 게 별로 상처로 안 남거든요. 그런데 뺨을 맞거나, 여러 사람 앞에서.
◇ 박재홍> 맞아요.
◆ 김창옥> 아니면 어떤 특정한 어떤 문구의 소리를 들었거나. 그러면 거기에서 사람이 이제 엄청난 수치심이나 분노를 느끼거나 그게 사건, 사고로 연결되는 경우가 좀 많은 것 같아요.
◇ 박재홍> 단체기합 받았을 때는 별로 큰 상처가 안 됐던 것 같아요. 같이 죽도록 오리걸음 했을 때는.
◆ 김창옥> 그렇죠. 오리걸음 한 것 가지고 선생님이 죽도록 밉다 이런 경험 별로 없지 않습니까?
◆ 진중권> 처벌이라고 할 수 없지.
◇ 박재홍> 그런데 귀싸대기 맞았을 때는 기억이 남는 것 같아요. 귀싸대기 맞았을 때.
◆ 김창옥> 그것도 여러 사람 앞에서 되게 감정적으로.
◇ 박재홍> 그러니까 교사들의 피해 사례를 보면 학생 집에 찾아가서 무릎 꿇고 사과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나오거든요. 그러면 이런 심리는 어떻게 봐야 되고 만약에 그런 경험이 겪었던 우리 선생님들 너무 큰 모멸감을 가지실 테니까. 어떻게 다시 일어서실 수 있을까요? 그런 선생님들을 위해서 조언을 할 수 있다면.
◆ 김창옥> 그런데 사실 사람이 너무 큰 일이 닥치면 이게 어떤 말들이 잘 귀에 안 들어오는 것 같아요. 사람이 이제 귀에 소리가 안 들릴 때가 있거든요. 그리고 저희도 보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잖아요. 그러면 귀가 되게 예민하거든요. 이명이 들리기도 하고 그러니까 마음에 고통이 너무 심하면 사실 외부의 사람들이 말하는 이 목소리, 말하기의 소리는 거의 저는 의미가 없다고 봐요. 그때는 다른 언어가 필요한 것 같아요. 뭔가 시선의 언어라든지. 따뜻한 격려의 어떤 다독거리는 관계의 적절한 스킨십이라든지. 그리고 이제 더 중요한 건 이런 일들이 어떤 한 시절, 이 시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게 언론이든 무엇으로든 시간이 좀 지났는데도 그것에 대해서 자꾸 언급이 되고 이제 그 수고를 인정하는 이야기들이 있을 때 그때 오히려 더 시간이 지나서 그분들 선생님들 마음에 뭔가 좋은 일들이 있을 것 같아요.
◆ 김성회> 사실 무릎 꿇으라고 하고 이런 경우들을 다른 말로 보면 얘가 얼마나 귀한 내 자식인데. 혹은 얘가 내가 못한 것들을 다 해 줄 나의 자식인데라는 생각, 그 자식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애정이 만들어내는 문제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한편으로 드는데 그런 부모님들께도 한 말씀 좀 해 주신다면.
◇ 박재홍> 내 새끼 제일주의, 내 새끼 지상주의.
◆ 김창옥> 오늘 이렇게 어려운 자리인지 몰랐습니다. (웃음) 이거 2주년이라 그래서 밝고 기쁘게 올 줄 알았는데 그런 부모님에게 한마디를 해야 하다니. 그런데 이제 이런 거 있잖아요. 오늘도 제가 어디 선결제를 할 일이 있어서.
◇ 박재홍> 선결제.
◆ 김창옥> 카드 회사에 이렇게 전화를 했는데 거기에 이런 멘트가 나오더라고요. 저희가 들어봤을 만한 건데 이 근무자에게 상처를 주시는 말씀을 하지 마시라.
◇ 박재홍> 맞아요, 맞아요. 녹음된다, 녹음된다.
◆ 김창옥> 이분도 누군가의 귀한.
◇ 박재홍> 딸이고 아내다.
◆ 김창옥> 자녀라는 걸 고객님들께서 한번 인식해 주시면 고맙겠다 그런 것처럼 사실 우리 아이도 귀중한 것처럼 또 그 선생님도 누군가의 또 귀중한 아이니까. 설령 또 사과할 일이 있다면 사과해야 되지만 그 과정들이 너무 예의가 없이 말이 오고가고 행동이 오고가면 그런 거는 또 조금.
◆ 진중권> 이걸 보면 이런 거거든요, 지금. 법에다 맡기고 이러는 사람들이 어떤 문제가 있으면 갈등을 갖다 말로 소통을 통해서 풀어본 경험이 없는 거예요. 없으니까 그냥 아예 법에다 해결해 달라고 하거나 아니면 대등하게 문제점이 있으면 이거는 네가 오해한 거고 이거는 내가 오해한 거고 그리고 문제 원인이 이 거니까 이렇게 이렇게 풀면 되겠네 이렇게 해결해 본 적이 없으니까 일단은 깔아뭉개려고 하고. 예컨대 사과를 받는 게 목적이 아니라 무릎을 꿇라고 하잖아요. 너는 내 밑에 있다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 외에는 다른 식의 소통 방법이 없는, 자기도 자라나면서도. 아마 그랬을 것 같은데.
◆ 김창옥> 그 이야기에 적극 동의하는 게 주로 남자들이 그런 집이 많은 것 같아요.
◇ 박재홍> 남자들이.
◆ 김창옥> 그러니까 문제가 생기셨다면 대화를 하면 되는데 남자들은 보통 문제가 생기면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거든요.
◇ 박재홍> 동굴, 동굴에 들어갑니다.
◆ 김창옥> 자기의 동굴에 들어가서 이제 말을 안 하고 문제가 해결되면 나오려고 하거든요. 그러면 이제 밖에서 보통 기다려주면 이런 경우에는 좋아지는데.
◇ 박재홍> 안 기다려주면?
◆ 김창옥> 밖에서 쇠꼬챙이 같은 거 하나 찾아와서 찌르면서 나와라 자꾸 이러면 더 깊게 들어가거나 아니면 엄청 빨리 뛰어나와서 때리고 어디로 도망가 버리거든요, 자기도 놀라서.
◇ 박재홍> 동굴에서 나와서 잠깐 때리고 도망가 버린다.
◆ 김창옥> 그러니까 그게 지금 얘기하시는 저는 그거랑 동일하다고 생각해요. 대한민국의 남자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대화로 이 문제를 자기의 아버지와 해결해 본 사람들이 한 몇 프로가 될까. 아버지 저 요즘에 힘듭니다, 대학 전공이 안 맞습니다. 저 재수 한 번만 하고 싶습니다. 그럴 때 아버지가 다 재수를 시켜줄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말이라도 야, 너 힘들지. 얼굴 너무 힘들어 보여. 아빠 도와줄 수 있으면 좋은데 아빠 요즘 형편이 그래서 진짜 우리 아들 미안하다. 이러면 이 아들은 좋은 경험을 받는데.
◇ 박재홍> 눈물 나네요.
◆ 김창옥> 아빠 진짜 저 힘듭니다, 해병대 가. 이 자식은 기합이 빠져서 아빠는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배가 고파가지고 칡을 먹으면서 학교를 다니면서 군대도 월남 스키부대 있고 아버지는. (웃음)
◇ 박재홍> 월남 스키부대 어디 있어.
◆ 김창옥> 정글에서 스키를 타면서 칡을 먹으면서 아버지는. 이 자식아. 뭐가 힘들어 이 자식. (웃음)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너무 안타깝게 그런 아버지 밑에서 성장을 해 버린 거예요. 내가 힘들 때 말을 했는데 그 말의 권위를 가진 자가 말이 너무 안 통해. 그리고 엄마한테 얘기하면 너무 걱정을 하셔.
◇ 박재홍> 엄마는?
◆ 김창옥> 엄마는 걱정을 하셔. 그러니까 엄마가 별일 없어 그러면 엄마, 별 일 없어요. 항상 별일 없대요.
◇ 박재홍> 그러네. 저도 항상 물어보시면 잘 지내죠, 뭐.
◆ 김창옥> 그렇죠. 엄마 잘 있어요, 중환자실이에요. 이러는 사람은 없잖아요. (웃음) 엄마 지금 투석하고 있어요. 금방 좋아진대요. 피가 맑아졌어요, 어머니. 누가 이래요. 저도 그러고 보면 저기 병원에 입원했을 때 엄마가 전화 오셔서 그때 이제 또 아들들이 자기 힘들 때 꼭 전화해 보려고 할 때가 있거든요, 엄마, 아빠 목소리 듣고 싶어서.
◇ 박재홍> 맞아요, 맞아요.
◆ 김창옥> 여보세요 그러면 엄마가 어디야, 어디냐 그러면 학교야, 엄마. 그러면 엄마가 목소리 이상하니까.
◇ 박재홍> 너 이상하다.
◆ 김창옥> 별일 없어 그러면 별일 없지, 뭐가 엄마. 다 좋아, 별일 없어. 그런데 엄마는 다 알잖아요.
◇ 박재홍> 엄마 알죠.
◆ 김창옥> 얘가 갑자기 왜 이렇게 전화를 해서.
◇ 박재홍> 전화할 애가 아닌데.
◆ 김창옥> 이 부모는 억양을 다 아는데. 자기는 맨날 별일 없대. 왜냐하면 얘기해도 해결도 안 되고 엄마만 더 근심하고. 그러니까 엄마한테는 근심 없다고 하고 아버지는 말이 안 통하니까 아버지는 또 해병대 가라 그러니까 계속 또 당신 옛날에 칡 먹었던 얘기하시고.
◇ 박재홍> 스키부대 얘기하고. (웃음)
◆ 김창옥> 30년째 칡 얘기 계속하시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자란 남자들은 말씀하신 대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대화로 이걸 해결하기가 조금 어려워요.
◆ 김성회> 지금이라도 교정할 방법이 있나요, 그런 방법들에 대해서. 많이들 보셨을 텐데.
◆ 김창옥> 참 이게… 12월 31일이 지나면 1월 1일이 보통 오는데. 사람들이 저는 이렇게 여쭙고 싶어요, 아까 그 말씀을 하셨는데. 그럼 올해 이제 12월 30일, 31일이 됐었을 때 자기 스스로에게 질문 하나 하는 거예요. 네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으로 너는 앞으로도 살고 싶냐. 그렇게 했을 때 어, 그래 나는 지금까지 산 방식으로 앞으로도 살 거야. 나는 어제처럼 오늘을 살고 오늘처럼 내일을 살 거야. 이 사람은 너무 잘 사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래, 나 열심히 살았고 그렇지만 내가 올해 12월 31일까지 산 방식으로 내년을 사는 거는 나 조금 수정하고 싶어. 그리고 당신이 산 방식으로 당신의 자녀도 살기를 바라요? 라고 물을 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니라고 말해요. 그러면 우리도 좀 바꿨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걸 갑자기 바꾸는 건 절대 안 좋은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 이거는 고동 빼먹듯이 이렇게 돌려서 빼려고 해야 똥까지 깨끗하게 빠지는 건데 너무 급하게 이렇게 확 당기면 안 나오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제 사회의 변화도 돌려서 변화시키자.
◇ 박재홍> 돌려서. 확 빼지 말고.
◆ 김창옥> 확 빼면 그냥 이쑤시개만 빠져요.
◆ 진중권> 참 우리가 그게 안 되는 것 같은 게 소통으로 문제를 풀어본 경험이 없고 또 하나는 도와주는 사람도 없었던 것 같아요. 옛날에 내가 유학할 때.
◇ 박재홍> 독일에서.
◆ 김창옥> 담당 교수하고 비서랑 맨날 싸웠거든. 비서 말에 따르면 담당교수가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고 또 교수님에 따르면 저 여자가 이상한 사람이고 둘이 그 문제로 싸웠거든. 둘이서 심리학자를 찾아가서 누가 이상한지.
◇ 박재홍> 판별을 받았어?
◆ 진중권> 거기서 소통을 도와주나 봐요. 교수도 찾아가는 그런 사람이 있나 봐요, 소통을 도와주는 사람이.
◆ 김창옥> 분쟁조정위원회 그렇게 말한 실제 노부부가 계세요. 그 판사 분한테 가서 왜 이혼하려고 그러냐 이랬더니 할아버지가 감자를 삶았는데 소금 갖고 오라 그랬대요. 할머니가 누가 소금을 먹냐, 설탕에 먹지. 그냥 소금 갖고 와라. 누가 그걸 먹냐, 설탕에 먹지. 그러니까 여기에서 이거에서 집안 얘기가 나온 거예요. 느그 집안은 소금 찍어먹는 집안. 그러니까 소금이 갑자기 집안 얘기가 되고 집안이 지역 얘기가 되고 그게 종교 얘기가 되고 그러면 이거는 같이 못살 얘기거든요. 그래서 할머니가 물어본 거예요. 판사님 공부도 많이 하셨으니까 판사님은 뭐 찍어먹으시냐고. 저희는 신김치 싸먹는다고.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요. 소금이나 설탕이나 신김치나. 그러니까 서로에 대한 존중이나 이런 게 있으면 좀 좋은데 이게 그래서 별거 아닌 건데 막 목숨 걸고 싸우는 일도 많고.
◆ 김성회> 아무래도 감자는 소금이죠.
◆ 김창옥> 이렇게 확고하신 분이 계시니까.
◆ 진중권> 소통이 안 돼.
◇ 박재홍> 두 분 소금파, 설탕파. 오늘 또 오랜만에 우리 김창옥 교수님 모시고 말씀 나눴는데 벌써 보내드릴 시간이 됐습니다. 우리 사회 소통의 문제. 아까 말씀하신 최소한의 예의 그리고 서로에 대한 존중 이 두 단어가 가슴에 남았습니다. 오늘 또 이 시간에 많은 애청자 분들 또 큰 위로와 힐링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분 소통 전문가 김창옥 대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창옥>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