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1차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안경을 만지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이 본격적인 총선 준비 체제에 들어갔다. 최근 여야가 '총선 혁신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고강도 인적 쇄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총선기획단은 6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민생·미래·혁신 등 3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총선을 기획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획단은 연말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전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회의를 열고 선거 전략 및 공천룰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기획단은 공천 혁신과 관련해 김은경 혁신위원회 제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앞서 김은경 혁신위는 현역 의원 하위 평가자 감산 대상을 현행 20%에서 30%까지 늘리고, 감산 범위를 20~40%까지 차등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현역 의원 평가 시 '공직윤리' 항목 신설을 요구한 바 있다. 기획단 간사를 맡은 한병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공직윤리 항목 신설 등을 포함해 혁신위가 제안한 여러 사안에 대해 특정한 시간을 잡아 논의할 계획"이라며 "논의 자체는 독자적으로 하되, 정리되면 지도부에 보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 의원에 대한 인적 쇄신을 골자로 하는 김은경 혁신안이 논의되는 배경에는 최근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 및 중진 용퇴론 등 전향적인 혁신안을 연일 촉구하는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기획단의 한 지도부 의원은 "국민의힘 혁신위의 혁신 상황에 따라 향후 국민의힘의 경쟁력 있는 영남 다선 의원들이 실제 수도권으로 오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우리 민주당의 혁신 지형도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1차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지도부 용퇴론'은 친명계를 중심으로도 공개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5일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며 "'친명 안방, 비명 험지'로 방향을 잡았다가는 100석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6선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인적 쇄신의 명분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박 전 의장은 6일 불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들어갈 때와 나갈 때를 잘 판단해야 한다"며 "제 지역구는 민주당의 험지다. 거기서 낙선 없이 6번 선택 받았고 국회의장을 했으면 국회에서 할 일은 다 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원내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을 추가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다만 박 전 의장은 자신의 불출마 선언이 다른 중진 의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선수(選數)가 출마의 기준이 돼선 안 될 것"이라면서 "정치도 '노·장·청'의 결합이 가능해야 발전할 수 있다. 청년의 패기, 장년의 추진력, 노장의 경륜과 지혜가 함께 어우러질 때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선수 만을 기준으로 불출마를 결정하는 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