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영신고등학교에는 고3 수험생을 응원하는 장행식이 진행됐다. 임민정 기자"12년 동안 해 온 것 마무리 지으려 하니 기분도 마음도 싱숭생숭했어요. 후배들이 응원해 줘서 수능 잘 볼 것 같아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서울 영등포구 영신고등학교에는 고3 수험생을 응원하는 '장행식'이 펼쳐졌다. 장행식은 1, 2학년 후배들이 응원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좌우로 도열해 학교를 나서는 수험생들에게 힘을 전하는 응원전이다.
이날 영신고에서는 핸드벨 연주도 진행되는 등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노마스크'로 이뤄지는 수능에 응원전도 간만에 활기를 띠었다. 응원을 받은 수험생들은 정문으로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겼고 후배들과 교사들은 힘껏 박수를 쳤다.
응원을 받은 곽영민 학생은 "'찍어도 다 맞을 거야' 응원 문구를 보고 힘이 많이 됐다"며 "수능이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고 내일이 끝나면 후배들 차례인데 그때는 저희가 응원해주겠다"며 웃었다.
후배들은 '응답하라 정답들아', '응원은 내가 할게. 합격은 네가 해라' 등의 응원 문구를 높이 들고 환호했다.
포혜경 학생은 "후배들이 응원해 줘서 힘이 난다"며 "학교 잘 붙어서 대학도 잘 다니고 싶고 열심히 살고 싶다"고 수줍게 전했다.
응원전에 나선 1학년 이다현 학생은 "선배들 얼굴들이 하나하나 다 보였다. 후련해 보이기도 하고 고등학교 생활이 끝이란 느낌이 들어 울컥했다"며 "수능 대박 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핸드벨 응원 연주에 함께 한 한승주 학생은 "오늘을 위해 9월부터 점심시간에 모여 조금씩 연습했다"며 "선배들이 긴장하지 말고 시험을 봤으면 좋겠다. 저도 2년 후에 수능을 보게 되는데 잘 볼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용신고 조경순 교장은 "지난 3년간 열심히 노력한 만큼의 좋은 결과를 거둬 모든 학생이 희망하는 꿈을 이루길 마음을 모아 응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장행식에 앞서 수험표 배부와 유의사항 전달이 이뤄져 고3 교실에선 긴장감이 감돌았다.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성취한다'란 급훈이 걸린 3학년 7반. 수험표를 배부받은 학생들은 "이제 실감이 난다"며 심호흡을 하기도 했고, 원하던 고사장에 배정됐다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친구와 같은 수험장에 배정됐다는 김다형 학생은 "익숙한 얼굴이 (같은 고사장에) 많이 있어 다행이고 위안이 된다며 "문제가 많이 안 어려웠으면 좋겠고 찍은 것도 잘 맞았으면 좋겠다. 아버지가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하셨다. 편히 보고 결과가 좋게 나오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김서영 학생은 "시험장이 조금 먼 곳에 배정돼 오전 5시 40분에 일어나 준비해야 한다"며 "학기 초에 반 들어와서 이제 고3이다 했는데 벌써 끝난다는 게 믿기지 않고, 수능 끝나고 집에서 푹 자고 싶다"며 긴장한 표정을 보였다.
영신고 3학년 7반 김민아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핫팩 등 선물과 응원 문구를 전했다. 임민정 기자수능이 끝난 후를 기대하기도 했다. 김유림 학생은 "내일만 버티면 자유다. 끝나고 친구들과 신나게 노래방 가고 맛있는 것 먹으러 가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학교를 벗어나는 마음도 전했다. 유림 학생은 "마냥 기쁘지는 않다"며 "이제 사회에 나가야 하는 나이다 보니 아직은 좀 불안하다"고 했다.
오유나 학생은 "이번에 재수생도 많이 들어올 텐데 다들 현역으로 24학번이 됐으면 좋겠다"며 "고등학교 친구들은 영원히 간다는 그런 말이 있지 않느냐. (시험이 끝나면) 단단하게 우정 다지기 위해 애들과 여행을 가보고 싶다"고 했다.
2024학년도 수능을 치를 수험생은 모두 50만 4588명으로 이날 오후부턴 예비소집이 진행된다. 수능 당일엔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비가 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