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첫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2일 오전 3시 19분쯤(현지시간 1일 오전 10시 19분)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됐다.
'425 사업' 이름하에 개발된 이 위성(EO/IR)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 사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 위성은 발사 후 약 14분만인 오전 3시 33분쯤 로켓에서 분리돼 목표 우주 궤도에 정상 진입했다.
이 위성은 발사 1시간 18분 뒤인 오전 4시 37분쯤에는 해외 지상국과 최초 교신에 성공함으로써 정상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위성은 발사 후 6시간여 뒤인 이날 오전 9시 42분쯤 국내 지상국과도 교신할 계획이며, 이 절차까지 완료되면 위성 발사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판명될 전망이다.
이날 팰컨-9의 1단 로켓은 발사 2분 24초 후 엔진이 정지(MECO)됐고 이후 역추진 엔진이 작동하면서 기지 내 착륙지점으로 서서히 하강했다.
1단 로켓은 발사 8분 33초 후 속도와 고도가 모두 0을 기록하며 지상에 기립 상태로 안전하게 착륙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스페이스X는 X@SpaceX 계정을 통해 팰컨-9 로켓의 발사 전 준비단계부터 1단 로켓 수거까지의 장면을 20여분 간 생방송했다.
이번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당초 지난달 30일 예정돼 있었지만 현지 기상 사정으로 이틀 연기됐다.
정부는 425 사업이란 이름으로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과 EO/IR(전자광학/적외선) 위성 1세트를 확보하는 사업을 벌여왔다. 사업 명칭은 SAR와 EO를 이어 발음한 것과 비슷한 아라비아 숫자 '425'를 뜻한다.
정부는 먼저 EO/IR 위성을 쏘아올린 뒤 SAR 위성을 순차적으로 발사할 계획이다. 이번 1호기의 성능은 북한이 최근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을 크게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 관계자는 1호기의 해상도 등 관측 능력에 대해 "과거 아리랑3호의 3~4배 수준으로 세계 최정상급이자 세계 5위권"이라고 말했다.
주요 구성품의 국산화율은 60~70%이며 설계 및 조립시험 등은 100% 국산화함으로써 국내 독자 개발 기록도 세우게 됐다.
이번 위성 발사에 팰컨-9이 사용된 이유는 신뢰도가 99% 이상에 달하는데다 재활용이 가능해 경제성도 높기 때문이다.
우주 궤도에 1kg의 물체를 올리는데 평균 2만 달러가 드는 데 비해 팰컨-9은 그 1/4인 5천 달러선에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2017년 10월 무궁화위성 5A호 발사부터 지난해 8월 달 궤도선(KPLO) 발사까지 4차례에 걸쳐 팰컨-9을 이용했고, 2025년 다목적실용위성 7호와 차세대중형위성 4호 발사도 이 로켓을 이용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가 보유한 발사체로는 정찰위성 정도의 중량을 우주 궤도에 올리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