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대권 잠룡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연초부터 "보다 큰일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정치권 최대 이슈인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김 지사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김 지사 "좀 다른 일"…정치적 역할 무게
7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3일 가진 새해 첫 주간 간부회의에서 "지금까지 민선8기 시즌1에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시즌2에서도 잘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그일(도정)에서 많은 부분을 (공무원들에게) 위임하고, 좀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도정을 공무원들에 맡겼다면 '보다 큰일', '좀 다른 일'의 의미는 정치적인 역할에 무게를 둔 것으로 읽힌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지사가 도정에 매몰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 정비도 마쳤고, 회의체계도 부지사 중심으로 바꿨다"며 "(앞으로는)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상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기후 변화 정책이나 인구 정책 등과 같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정책들은 앞으로도 더 신경 쓸 것"이라며 "공약이나 중점과제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한테 도움이 되는 정책을 더 고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3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주민투표 불발과 관련기자회견을 열었다. 경기도 제공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등 경기도 이슈 활용 지원 사격
총선 국면에서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나 양평고속도로 등 경기도 관련 이슈들에 보다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며 지원 사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3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관련 기자회견에서 김 지사는 "올해 총선에서 '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공통공약 운동'을 전개하겠다"며 "경기북부 지역에서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공통 공약으로 내걸고 선거 결과를 통해 민의를 확인받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 반대로 김포시 서울 편입을 추진하고 있는 국민의힘 후보들을 압박하는 동시에 22대 국회에서 특별자치도 추진의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동아일보가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가장 민감한 경기북동부 지역(의정부 포천 동두천 구리 남양주 양주 양평 가평 연천)의 양당 지지율은 총선 300일 전(민주 39.1%, 국힘 34.7%) 4.4%p차로 오차내 접전이었다가 100일 전(민주 42.6%, 국힘 25.7%)에는 격차가 16.9%p차로 크게 벌어졌다.
또 이전부터 윤석열 정부의 외교, 경제, 안보, 환경 정책 등에 대해 '퇴행적'이라고 지적해온 김 지사는 비판 강도를 최대로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이번 정부 출범 이후 많은 정책적 테러를 당해 왔다"며 "이념적 잣대를 무기로 기득권 권력 카르텔이 노동자와 시민단체 등을 기득권 카르텔로 몰아붙이는 정책적 테러가 이뤄져 왔다"고 직격했다.
그는 또 "이념화된 국제외교와 국제정치, 경제 노선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흐름에 역행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념적 잣대로 가고 있는 역주행이야말로 정책적 테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 전환과 관련 적극적인 대처는 물론 오히려 기회로 삼는 것이 추세인데, 대한민국만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도층 59% 긍정평가…민주 외연 확대 효과 기대
또 최근 정치가 양극단으로 치달으며 정치 테러까지 발생하면서 김 지사의 중도 확장성도 민주당으로서는 전략적 무기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광역자치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서 김 지사는 긍정평가 58%, 부정평가 17%를 받았다. 주목할 점은 중도층에서 평균보다 높은 59%가 김 지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후보들의 중도 외연 확대를 좀 더 용이하게 하는 데 이미지적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는 이재명 마케팅을 할 것이고, 부족한 부분을 김동연 마케팅으로 보완해 나가는 전략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