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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위' 놓고 대립 여전…이태원 참사 특별법 국회 문턱 넘을까

사건/사고

    '특조위' 놓고 대립 여전…이태원 참사 특별법 국회 문턱 넘을까

    이태원 참사 특별법 두고 여야 긴 대립…쟁점은 '특조위'
    여당, 경찰 검찰 수사 마무리…피해자 지원에 맞춰야
    야당, 수사 제대로 안돼…진상조사 전권 가진 특조위 필요
    "특조위 없는 특별법 '앙꼬 없는 찐빵' 재발 방지위해"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및 시민대책회의 회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이태원참사 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 촉구 행진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특별법 상징물을 들고있다. 연합뉴스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및 시민대책회의 회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이태원참사 특별법 국회 본회의 통과 촉구 행진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특별법 상징물을 들고있다. 연합뉴스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둔 가운데 그동안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해 온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처리될지 주목된다.

    여야는 전날인 8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두고 협상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극적 타결이 없다면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가운데, 이대로 국회의장 중재안이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는 주요 쟁점은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구성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마무리돼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특별법의 초점은 진상 조사보다는 피해자 지원과 재발 방지에 맞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조위가 있는 특별법은 정쟁화될 위험이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특조위 구성 조항도 민주당에 편향됐다고 지적한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따르면 특조위는 상임위원 5명을 포함한 11명의 위원을 대통령이 임명한다.

    여기서 특조위원은 국회의장이 1명, 국민의힘이 4명, 민주당이 4명, 유가족단체가 2명을 각각 추천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사실상 여당 추천 인사 4명, 야당 추천 인사 7명이라고 본다.

    반면 야당은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수사가 일선 책임자에 대한 '꼬리 자르기'에 그쳤기 때문에 독립적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상조사 전권을 가진 특조위를 구성해 재난관리 책임이 있는 기관에 대해 포괄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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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조위가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두고도 입장이 갈린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따르면 특조위는 징계 사유가 인정되는 공무원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할 수 있고, 감사원은 감사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내 감사결과를 특조위에 통보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특조위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큰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감사원에 대한 감사요구 권한 부여는 앞선 세월호진상규명법이나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에도 동일하게 있던 조항이라는 것이다.

    특조위원의 자격 요건을 둘러싼 의견 차이도 있다. 세월호참사진상규명법이나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은 관련 분야 종사자의 경력요건을 '10년 이상'으로 한 데 비해 이태원참사 특별법은 '5년 이상'으로 낮췄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진상규명을 강조하면서 특조위원의 전문성은 완화한다'며 지적했다.

    특조위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이어지면서 이태원 참사 특벌법 제정 논의는 여러 차례 공전했다. 지난해 11월 말 본회의에 부의됐지만 12월 말까지 여야가 합의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21일 민주당이 특별법을 단독 처리하려 했으나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로 처리하자'며 중재안을 내놨다. 특조위는 구성하되 국민의힘의 주장을 받아들여 특검 조항을 삭제하고, 오는 4월 총선 이후 조사하기로 연기하는 안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22일 국회의장 중재안에 대해서도 거부했다. 국민의힘은 특조위가 존재하는 특별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진상규명을 위한 특조위를 꼭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지난해 12월 18일부터 국회 주변에서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고(故) 이지현씨 어머니인 정미라씨는 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 앞 분향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국민의힘, 그리고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통해 내일 꼭 특별법을 통과시키기를 바란다"며 "제대로 특별 법안을 통과시켜서 아이들 영정사진 앞에 특별법안을 가져다 놓기를 바란다.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이창민 변호사는 "특조위를 뺀 특별법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며 "특조위가 있어야 혐의 사실이나 위법 부당한 사실을 조사하고 특별검사 또는 수사기관에 넘길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조사를 하는 이유는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 누가 어떻게 잘못했고 어떤 시스템이 잘못 작동됐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를 밝혀내는 것"이라며 "특조위라는 조사 기구 자체가 없으면 밝혀질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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