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이 11일 오는 4·10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 공천 작업을 총괄할 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당 안팎에서 이목을 끈 대목은 '친윤(親尹) 핵심' 이철규 의원이 당내 위원 몫으로 포함된 것과 함께, 외부에서 다수의 법조계, 학계 등 인사가 합류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비(非)정치인 등 인사들의 '엄정한 공천'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친윤 공천'에 대한 우려와 함께 '평범한 사회 구성원'을 상징할 인물이 없는 등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엇갈린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부산 현장 비대위에서 공관위원 임명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공관위원장과 함께 직접 공천 작업을 챙기겠다며 "공천시스템은 룰이 정해져 있고, 그 룰에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공관위원에 '친윤 핵심' 인사이자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이 의원이 포함된 것에 대해 "공관위 활동 기간이 생각보다 짧다. 기존에 당이 여러 달 동안 축적해 온 데이터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라며 "인재영입위원장이 공관위원 중 한 명으로 포함돼 그 자료를 잘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을 통해 공천에 '윤심'이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에 관해서도 선을 그으며 "저와 공관위원장께서 공정한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이기는 공천을 할 것"이라며 "딱 그 생각만 할 거고, 앞으로 보시면 그런 우려가 기우였다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당내에서도 이번 인선이 공관위 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관위에 이 의원이 합류한 것과, 공관위원장으로 선임된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검찰,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의 유일준 변호사와, 문혜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등 법조계 인사 출신이 다수 등용된 점에서 그렇다는 설명이다.
재선의 이용호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갑 출마 기자회견을 연 뒤 "아무래도 집권당이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교감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는 차원에서 이해하고 있다"며 "공관위원장이 판사 출신이어서 후보들의 입장을 재판하듯 공정하게 듣고 정리할 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같은 공관위 구성이 '친윤 인선'에 관한 당내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원내 친윤 핵심으로 불리는 이 의원이 앞서 사무총장 등 여러 당직을 거친 재선 정치인으로, 당내 각 후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공관위에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인사라 그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은 외부 공관위원들에게 각 후보자에 대한 자세한 사연을 풀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인사다. 그의 판단이 절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한 구성"이라며 "이 의원이 실제 당내 계파가 뚜렷하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친윤 핵심'이란 것은 자명하다. 결과적으로 씁쓸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리인'이라도 세울 줄 알았는데, 다소 노골적으로 느껴지는 인선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공관위 구성의 다양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평범한 국민의 삶이나, 그에 필요한 정치를 판단할 만한 위원을 상징하는 인물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 인선에서 '1970년대생'을 다수 포함했다는 점도 빛을 발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당내 또 다른 관계자는 "외부 공관위원도 법조인, 대학 교수, 대형 컨설팅사 대표 등이다. 특별히 '평범한 국민'이라 할 만한 인사가 없다"라며 "70년대생이 절반이라는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 사실인지도 모르겠다. 사회 최상위 계층으로 손꼽힐 만한 이들이 동 세대의 보편적인 삶을 상징할 수 있는지, 후보자들을 판단하는 기준도 그와 같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공정한 공천 등의 원칙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이날 "(자신은) 이 당에 아는 사람이 없다. 당 밖에 있는 사람을 '아는 사람'이라고 밀어줄 정도로 멜랑콜릭한(감정적인) 사람도 아니다"라며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말씀드린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