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공장더불어 제공다리가 세 개인 장애견 '모리'는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안락사를 앞두고 있었다. 케이지 안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모습을 잊지 못한 21살의 대학생은 입양을 선택한다.
수의사 이연희는 책 '장애견 모리'에서 장애견을 입양했으니 돌보는 게 쉽지 않을 거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불편한 건 장애가 아니라 장애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이었다고 말한다.
장애가 있는 개를 키우는 건 쉽지 않았다. 태어날 때부터 여러 질병을 안고 있는데다 대형견의 식비와 정서장애 문제 관련 교육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수의대생이었던 저자에게도 형편이 녹록지 않았다.
장애견을 키우는 일은 여러 가지 부담 때문에 보통 안락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진다. 저자는 "이런 개를 도대체 어떻게 키워?"라며 묻는 친구들의 말에도 아랑곳 않고 돌봄을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변함없이 늘 자신에게 행복을 주고 반려동물은 존재만으로도 자신의 삶을 더 가치 있게, 더 책임감 있게,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존재였다고 고백한다. 단지 모리에게 느끼는 책임감이 너무 커서 그것을 모르고 있었을 뿐이라고.
혼자 가기도 힘든 인생의 길에서 자기 몸무게의 반이 넘는, 다리 없는 개를 업었다가 질질 끌었다가 같이 앉았다가 하며 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리 덕에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말한다. 앞으로 좋은 수의가가 된다면 그것 역시 모리 덕분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개와 함께 삶의 변화를 느꼈으면 한다고도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에서 수의대를 졸업하고 동물병원 인턴으로 일하다 지난해 가을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 수의과대학 동물행동학 레지던트로 근무하고 있다. 좋은 수의사가 되고자 한다. 모리도 뼈를 야무지게 뜯고 세 다리를 조절해가며 속도를 내어 곧 잘 달린다. 그렇게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잘 적응해나가고 있다.
이연희 지음 | 책공장더불어 | 2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