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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시한' D-day…복지차관, 일부 전공의들과 대화

보건/의료

    '복귀 시한' D-day…복지차관, 일부 전공의들과 대화

    당초 '비공개' 계획했던 간담회 시간·장소 알려지며 취재진 북새통
    전공의단체 회장은 불참한 듯…사직 인턴 "정부가 대화 의지 있나"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정부가 '복귀 시한'으로 제시한 29일 오후 건강보험공단 서울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일부 전공의와 대화를 나눴다. 이은지 기자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정부가 '복귀 시한'으로 제시한 29일 오후 건강보험공단 서울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일부 전공의와 대화를 나눴다. 이은지 기자
    정부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이 끝나는 29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일부 전공의들과 서울 모처에서 만나 대화를 시작했다. 지난 20일 인턴·레지던트의 집단행동이 본격화된 이후 복지부와 전공의들이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이 지나면 업무개시명령에 불복한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 정지 관련 행정처분 및 사법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박 2차관은 이날 오후 3시 50분쯤 서울 여의도 소재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대회의실로 입장했다. 이후 몇몇 전공의들도 기자들의 눈을 피해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간담회 장소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1명 이상의 전공의가 박 차관과 대화 중이다. 많지 않은 수"라며 정확한 인원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차관이 이후에도 일정이 예정돼 있는데, (이석을) 미루면서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복지부가 전날 밤 박 2차관의 명의로 수련병원 94곳의 전공의 대표들에게 시간·장소와 함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회의실이 있는 건물 6층 입구에는 1시간여 전부터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당초 정부가 '비공개'로 계획했던 복지차관과 전공의 간 간담회 시간 및 장소가 알려지면서, 29일 오후 회의실 입구는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이은지 기자당초 정부가 '비공개'로 계획했던 복지차관과 전공의 간 간담회 시간 및 장소가 알려지면서, 29일 오후 회의실 입구는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이은지 기자
    박 2차관은 '전공의 여러분께 대화를 제안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통해 "공식 발표를 통해 여러 차례 대화를 제안하고 대표들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시간과 장소를 정해 알린다"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표, 각 수련병원 대표는 물론, 전공의 누구라도 참여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내부에서 대화를 위한 협의체 구성도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것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화를 위한 협의체이므로 집단행동과는 별개이니 우려하지 말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만, 박단 대전협 회장(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차관과의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이날 오후 4시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어제(28일) 오후에는 서울역 인근에서 전국 국립대병원 전공의 대표 선생님들을 만났다. 그러고는 곧장 대구에 내려와 지역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 선생님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또 "(대전협) 비상대책위원 몇 명이서 오늘 대전과 광주, 춘천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저는 오늘 부산에 잠깐 들렀다가 다시 서울에 간다"고 동향을 알렸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 페이스북 캡처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 페이스북 캡처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로, 대전성모병원 인턴으로 일하다가 사직한 류옥하다씨도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정하겠다. 정부는 대화할 의지가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부의 입장이 매번 다른데, 대화 창구가 어디인가"라며 "대화 협상의 기본은 신뢰다. 저는 정부가 이미 전공의들과 국민들의 신용을 잃었다고 생각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서울 5대 대형병원을 이르는 '빅5'의 일부 병원장들은 전공의들을 향해 "이제는 돌아오라"고 복귀를 촉구했다.
     
    하종원 세브란스병원장과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장, 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장은 이날 오후 전공의들에게 '세브란스 전공의 여러분께'라는 이메일을 보내 "최근 의료계 사태로 여러분이 느끼고 있는 어려움은 어느 때보다 크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들은 "그동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해 의료현장을 지켜온 여러분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와 환자의 생명을 위한 여러분의 오랜 노력과 헌신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전공의 여러분, 이제 병원으로 돌아오셔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메시지는 국민에게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며 "중증·응급을 포함한 많은 환자가 지금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공의들의 '선배'로서 수련환경 개선 등 전공의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한 노력도 약속했다.

    이들은 "의사로서 환자 곁을 지키며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함께 노력하자"며 "저희 병원장들은 의료진의 안전을 위해 병원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전공의 여러분의 수련환경이 나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박승우 삼성서울병원장도 소속 전공의들에게 '어려운 상황을 견디고 계실 동료이자 후배, 제자인 선생님들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박 원장은 "병원은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영 중이나, 시간이 갈수록 선생님들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진다"며 "다시 한 번 여러 수련의, 전공의, 전임의 선생님들의 희생과 헌신의 무게를 깨닫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러분들이 뜻하시는 바 역시 의료인 본연의 환자를 위한 마음임을 이해한다"며 "이제는 현장으로 돌아오셔서 환자분들과 함께 하며 그 마음을 표현해 주시기를 간곡히 청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환자를 기억하는 여러분들에게 병원은 언제나 열려있다"며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의지하며 지혜롭게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 이재협 서울시보라매병원장도 소속 전공의 전원에게 문자 및 이메일을 보내 "이제는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간담회 장소에서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중단하라'는 항의의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이은지 기자일부 시민단체는 간담회 장소에서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중단하라'는 항의의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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