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현장.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가 올해 핵심 경영키워드로 내세운 건 '반도체 사업 회복'과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해 14조 원대 적자를 낸 삼성전자는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의 목표는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는 것"이다.
개발 중인 칩 최초 공개…'마하1' 연말쯤 볼 수 있을 것
삼성전자는 20일 사업전략 발표를 통해 메모리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AI가속기인 '마하1'을 개발 중인 사실을 알렸다. 마하1은 추론에 특화된 가속기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사장은 "'마하1'에 대한 기술 검증이 마무리됐다"며 "연말 정도에 실물 칩을 만들어서 내년 초 저희 칩으로 구성된 시스템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AI의 학습 속도를 높여주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제대로 된 성능을 내려면 고성능 메모리칩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의 설명대로라면, 추론에 특화된 가속기 '마하 1'을 통해 연산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다.
경 사장은 "여러 알고리즘을 써서 메모리와 GPU 사이 병목을 8분의 1로 줄여, HBM보다는 LP 메모리를 써도 LLM(대규모언어모델)의 추론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에 빼앗긴 HBM(고대역폭 메모리)에 대해서도 12단 HBM을 통해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D램은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를 활용한 128GB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D1c D램, 9세대 V낸드, HBM4 등의 신공정을 개발하고, 파운드리에서는 업계 최초 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은 V낸드, 로직 핀펫(FinFET),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등 초일류 기술을 통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춰 왔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을 선행해서 도전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을 강화한다. 오는 2030년까지 기흥 R&D 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하는 등 연구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할 뜻도 밝혔다. 반도체연구소는 규모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2배로 키울 계획이다.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지속적으로 늘려 첨단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경쟁력 강화…모든 디바이스에 AI적용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폴더블, 액세서리, 확장현실(XR) 등 모든 디바이스에 인공지능(AI)을 본격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의 다양한 디바이스를 많이 연결하고 자주 사용할수록 더욱 똑똑해지고 이용자를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것까지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한종희 DX부문장은 "모바일 제품 전반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차세대 스크린 경험을 위해 AI 기반 화질·음질 고도화, 한 차원 높은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 등을 할 계획"이라며 향후 사업 전략을 설명했다.
이외에도 차세대 스크린 경험을 위해 AI 기반의 화질·음질을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이전보다 한 차원 높은 콘텐츠 추천 등을 전개해 나간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또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통해 일반 가전제품을 지능형 홈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초연결 AI시대를 맞아 가장 안전하고 가치있고 지능화된 디바이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대표 보안 솔루션 '녹스'를 기반으로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스마트홈 생태계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녹스 매트릭스'는 삼성 기기를 프라이빗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구성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외부 보안 공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