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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세라핌·비비 이긴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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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세라핌·비비 이긴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비결은?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심상찮은 인기
    음원차트 정복에 지상파 음악방송 1위도
    캐릭터 뒤엔 춤과 노래 하는 사람 있어
    모션 캡처 기술 활용해 춤·라이브 구현
    열애설·군대·범죄 등 '리스크' 없어 인기?
    아이돌로서의 성공 공식 반영된 게 핵심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조석영 PD, 신혜림 PD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나와 계세요.

    ◆ 조석영, 신혜림> 안녕하세요.

    ◇ 채선아> 오늘은 조석영 PD가 준비했습니다.

    ◆ 조석영> '현실 아이돌보다 인기 끄는 버추얼 아이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채선아> 버추얼 아이돌 하면 사이버 가수 아담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있을 텐데요. 1998년에 나왔더라고요.


    ◆ 조석영> 요즘 인기가 많은 건 플레이브라는 버추얼 아이돌이에요. 지난 달에 두 번째 미니앨범을 발매했는데 발매일 기준 일주일간 팔린 수량을 초동이라고 하거든요. 초동 56만 장이었습니다.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수록곡들이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고요.

    ◆ 신혜림> 음원을 상당히 많이 듣는다는 얘기인데 종합적인 인기를 볼 수 있는 게 또 음악 방송이잖아요. 음악 방송은 어떄요?

    ◆ 조석영> 3월 9일 MBC <쇼 음악중심>에서 르세라핌의 'Easy'와 비비의 '밤양갱' 제치고 플레이브의 'Way 4 luv'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플레이브는 4월에 서울 올림픽공원 홀에서 데뷔 후 첫 번째 팬 콘서트가 열리는데요. 예매가 열리자마자 7만 명이 동시 접속했고 10분 만에 매진됐다고 합니다.


    ◇ 채선아> 저는 이 플레이브의 팝업스토어가 엄청난 인기였다는 기사도 봤어요.

    ◆ 조석영> 여의도에 있는 '더 현대'에서 3월 1일부터 17일까지 플레이브 데뷔 1주년 기념 팝업 스토어를 열었어요. 사전예약을 받는데 줄줄이 매진됐다고 하고요. 더 현대에서는 한 달 내내 플레이브와 이세계아이돌, 스텔라이브라는 버추얼 아이돌의 팝업 스토어를 열었는데 한 달 매출이 총 70억 원이었다고 합니다. 통상 패션 팝업 스토어 한 달 매출이 10억 원이라고 하니까 매출이 7배가 뛴 거죠.

    ◇ 채선아> 이 정도면 인기가 허상은 아니네요. 버추얼 아이돌은 어떻게 활동을 하는 건지 정리해볼까요?

    ◆ 조석영> 노래하고 춤추고 팬들과 소통하는 아이돌 그룹인데, 그래픽으로 구현된 버추얼 휴먼이 전면에 나와있는 아이돌 그룹입니다. 모션 캡처 기술을 사용해서 노래도 하고 춤도 추는 걸 구현하는 거죠.


    ◆ 신혜림> 영화에서 많이 쓰는 특수효과 기술 아니에요?

    ◆ 조석영> 맞습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골룸' 같은 캐릭터 생각해보시면 이해하기 쉽죠. 사람 몸에 센서를 붙여 춤을 추면 그걸로 구현된 캐릭터들이 사람 동작을 그대로 따라해 영상화가 됩니다.

    ◇ 채선아> 그럼 어쨌든 이 버추얼 아이돌 뒤에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거죠?

    ◆ 조석영> 그렇죠. 기술적 측면에서든 기획과 운영의 측면에서든 버추얼 아이돌 그룹들 사이에 중요한 차이가 뭐냐 1:1로 대응하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인데, 1:1로 대응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도 있어요. AI 기술을 활용해서 만든 11인조 버추얼 아이돌 '이터니티'라는 그룹은 뒤에 소위 '본체'가 있기는 하지만 그게 1:1로 대응하진 않아요. 멤버 1명당 대역이 10명씩 있다고 합니다. 춤을 추는 사람, 노래를 하는 사람, 인터뷰 하는 사람, 먹방 찍는 사람들이 다 다른 대역이라고 하네요.

    ◆ 신혜림> 누가 이런 대역을 하는 거예요?

    ◆ 조석영> 아이돌 연습생부터 은퇴한 아이돌까지 다양하다고 합니다. 반면에 그래픽으로 구현된 캐릭터에 1:1로 대응하는 '본체'가 있는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 있어요. 대표적인 게 이세계아이돌과 플레이브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최근 플레이브 멤버 한 명은 성대 결절이 왔어요.

    ◇ 채선아> 인간미가 있네요.


    ◆ 조석영> 본체는 실제로 자신의 얼굴이나 신상을 공개하지 않고요. 본체를 궁금해하거나 밝히려고 하지 않는 합의가 팬덤 안에 존재합니다.

    ◇ 채선아> 세계관을 깨고 싶지 않은 거죠.

    ◆ 신혜림> 흔히 아이돌 기획사라고 하면 SM, JYP, YG 대형 기획사들이 떠오르잖아요. 그러면 버추얼 아이돌은 누가 기획을 하는 건가요?

    ◆ 조석영> 2021년 12월 17일 데뷔한 이세계아이돌은 트위치라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그리고 지금은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하던 '우왁굳'이라는 닉네임의 BJ가 기획했습니다. 애초에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같은 서브컬처 문화에 익숙한 팬덤을 업고 시작한 경우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 조석영> 반면에 이터니티나 플레이브는 기술이 먼저예요. 물론 이세계아이돌도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구현됐고,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긴 한데요. 기획자의 태생으로 구분하자면, 이터니티가 속한 펄스나인은 애초에 AI 기술을 활용한 세무 상담 챗봇을 연구하면서 창업한 기업이에요. 그러다 콘텐츠 제작으로 넘어온 거고, 플레이브가 속한 블래스트는 시각특수효과(VFX) 기업입니다.

    블래스트는 MBC 사내 벤처로 출발했는데 이성구 대표가 2002년부터 2021년까지 MBC의 디자인센터 VFX팀에서 일하면서 무한도전, 선덕여왕, W, 기황후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해왔다고 해요. 그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해 택한 분야가 K-POP이었던 거죠.

    ◇ 채선아> TV에서 시각특수효과를 하던 분이 버추얼 아이돌인 플레이브를 만든 거잖아요. 그런데 르세라핌과 비비를 이길 정도로 인기를 끄는 비결이 뭔지 궁금해요.

    ◆ 조석영> 지금까지 나온 분석을 종합해볼게요. 먼저 '버추얼 아이돌은 열애설도 나지 않고 군대도 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이돌 열애설 나면 팬덤 안에서 불만이 생기기도 하고, 군대 가면 그룹으로서의 활동이 어렵고, 범죄에 연루되면 그룹 활동 자체가 불가능해지기도 하잖아요.


    ◇ 채선아> 리스크가 없다는 건데, 사실 이미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리스크가 없다는 건 장점일 수 있지만 애초에 '리스크가 없으니까 나는 버추얼 아이돌을 좋아해 봐야지' 이럴 것 같진 않은데요?

    ◆ 조석영> 그래서 리스크가 없다는 건 평면적인 분석이라는 지적이 있어요. 좀 더 이 현상을 들여다본 평론가들에 따르면, '아이돌로서 매력적이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 채선아> 노래가 좋았나 봐요.


    ◆ 조석영> 맞습니다. 요즘 K-POP 트렌드는 이지 리스닝, 그러니까 편하고 쉽게 들을 수 있는 노래거든요. 최근 인기를 끄는 플레이브의 곡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고요.

    ◇ 채선아> 또 요즘 아이돌은 무엇보다 소통이 잘 돼야 되거든요. 그런데 과연 버추얼 아이돌이 팬들과 소통이 되는지 궁금해요.

    ◆ 조석영> 됩니다. 이세계아이돌이나 플레이브처럼 1:1 본체가 있는 버추얼 아이돌은 그 본체들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 팬들과 주기적으로 소통하고 있어요. 실제 본체의 모습이 나가느냐 그래픽으로 구현된 캐릭터가 나가느냐의 차이일 뿐이지 소위 현실 아이돌과 똑같은 방식인 거죠.


    ◆ 조석영> 게다가 플레이브는 언더독 서사. 그러니까 약자가 성공하는 서사가 있는데, 버추얼 아이돌이 낯선 개념이다 보니 좋은 곡이나 안무를 받을 수 없었대요. 그러다 보니까 반강제적으로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 안무까지 자체 해결한 아이돌이 됐다고 합니다. 이렇게 성장하고 시행착오를 극복하는 서사를 가진 아이돌을 팬들이 좋아하는 경우가 많죠.

    ◆ 신혜림> 원래 아이돌을 좋아하는 이유들이랑 비슷하네요.

    ◆ 조석영> '내가 응원하고 같이 키운 아이돌'이라는 생각이 있죠. 이세계아이돌은 오디션 시스템으로 멤버를 선발했습니다. '프로듀스' 시리즈라거나 기타 오디션 프로 열풍에서 증명된 바 있는 공식이죠. 내가 투표해서 키우고 내가 성공을 함께한 아이돌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이런 버추얼 아이돌은 재능 기부로 작사, 작곡한 음악을 주면 활동을 하기도 하고 캐릭터들에게 팬아트를 직접 입혀볼 수 있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팬들은 훨씬 더 몰입하게 되는 거죠. 이게 다 K-POP 아이돌이 성공한 방식을 따라간 정석의 길이라 성공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 채선아> 매력이 뭔지 이해가 되네요. 다만 여전히 그래픽으로 구현되는 아이돌을 어떻게 좋아할 수 있는지, 거리감 가지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 조석영> 버추얼 아이돌 인기의 세 번째 요인으로 꼽을 수 있는 건 이런 버추얼 휴먼과 서브 컬처에 대한 수용도가 세대별로 다르다는 점입니다. 애니메이션 풍의 콘텐츠, 일본 애니메이션 하면 '오타쿠 아니야?'라며 편견을 가진 시선도 있었는데 이젠 그런 시대가 아니죠. SM의 aespa도 이런 서브 컬처 세계관을 가지고 데뷔했을 정도니까요.

    ◇ 채선아> 흥미로운 변화네요. 앞으로도 유의미한 트렌드가 될 수 있을까요?


    ◆ 조석영> 디지털 휴먼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해요. Emergen Research라는 시장조사 업체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휴먼 시장이 2022년에 비해서 2032년에는 거의 20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다만 K-POP이 워낙 다이나믹한 산업 분야잖아요. 팬덤과의 관계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도 중요할 것 같고요. 요즘 K-POP 아이돌들은 해외 시장에서의 평가도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 가능성을 보여줄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 채선아> 네. 여기까지, 최근 뜨고 있는 버추얼 아이돌 열풍에 대해서 탐구해 봤습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수고하셨습니다.

    ◆ 조석영, 신혜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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