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제공알리 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한 바나나 모양 치발기. 안전성 검사에서 입에 넣는 하얀 부분이 구멍을 통과했다. 아이의 기도로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잡아당기는 인장 시험에서 작은 조각들이 발생했다. 물고 빠는 완구 특성상 잡아당기는 힘이 작용해도 작은 조각들이 발생하지 않아야 질식 위험이 없는데,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 이용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서울시가 지난달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판매율 상위 생활밀접제품 31개에 대한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8개 어린이제품 등에서 허용기준치를 크게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고, 내구성 등 물리적 안전성이 충족되지 않는 제품들도 다량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 어린이용 가죽가방에서는 생식 독성을 일으키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4종이 검출됐고, 총합이 기준치의 55.6배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제공또 어린이용 물놀이 튜브에서도 기준치의 33배가 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두께도 국내기준 0.25mm보다 얇은 0.19mm에 불과해 위험도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연필 겉면의 필름에서도 기준치의 33~35배에 달하는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검출됐고, 목재 자석낚시 장난감에서 검출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도 기준치의 2배가 넘었다.
유아가 입에 물고 사용하는 치발기의 경우, 2종의 치발기가 유아의 기도를 가정한 금속시험판의 구멍을 통과해 디자인과 형태가 기도를 막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가운데 알리에서 구매한 바나나 형태의 치발기 1종의 경우는 인장시험 과정에서 작은 부품이 발생해 질식 위험 등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대상이었던 보행기 제품의 경우는 보행기 좌석과 등받이 등에서 5~12mm의 틈이 발생해 베임이나 낌 등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계단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낙상사고 위험도 예상됐다.
서울시는 이번 검사결과를 토대로 '서울시 해외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 안전확보 대책'을 발표하고, 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상시 안전성 검사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일단 이달 넷째주부터 매주 검사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안전성 검사는 소비자 구매가 많거나 피해접수가 많은 제품을 중심으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과 국가기술표준원 인증기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또 해외직구 상품에 대한 소비자 피해 전담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소비자단체와 함께 저가 물품에 대한 무분별한 소비 대신 지속가능한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대시민 캠페인도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시 송호재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저렴하다는 이유로 쉽게 소비하는 해외직구 제품은 국내 안전성 기준을 적용받지 않아 언제든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피해 전담 신고센터 운영과 상시적이고 체계적 안정성 검사 체계를 구축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