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현직 부장검사가 젊은 검사들의 이탈 배경으로 '검찰 악마화' 프레임으로 인한 자긍심 저하를 꼽았다. 또 "검찰 사건의 0.1%도 되지 않는 일부 정치 사건에 관련된 분들이 검찰 개혁이 부족했다며 '검찰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방검찰청 장진영(사법연수원 36기)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부장검사는 지난 25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젊은 검사들의 탈검찰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먼저 장 부장검사는 사직한 10년 이하 젊은 검사들이 2019년 19명에서 2022년에 41명으로 3년 새 두 배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년 새 검찰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설치, 직접 수사개시 범위의 축소, 수사지휘권 폐지 등 검찰의 권한은 대폭 조정되었음에도 일부 정치적 이슈가 된 사건의 수사로 검찰의 부당한 이미지화, 소위 '검찰 악마화' 프레임은 더욱 강화되고 있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사의 가족 중 누군가는 지인들로부터 '검사는 나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와 오늘도 피해자들을 괴롭힌 나쁜 피의자들 처벌을 위해 일하다 녹초가 돼 귀가한 검사에게 '너도 나쁜 사람'이냐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했다.
장 부장검사는 검찰 악마화 배경으로 '소수의 정치 사건'을 지목했다. 그는 "검찰 사건의 0.1%도 되지 않는 일부 정치적인 사건에 관련된 분들이 지난 검찰 개혁이 부족했다며 이제 '검찰 해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며 "검찰 전체를 악마화하며 범죄 수사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해 법적 책임 내지 정치적 책임을 면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0.1%의 일부 정치인들의 사법적 이익을 위해 99.9%에 해당하는 일반 국민들의 범죄 피해에 눈을 감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합리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검사들의 사명감과 자긍심은 현격히 저하될 수밖에 없고, 이는 상대적으로 검찰에 비해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해 보이는 법원의 판사나, 2배 이상의 급여를 받으며 일정한 곳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이 가능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라는 직업으로 '탈검찰화'하는 가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장 부장검사는 젊은 검사들의 이탈을 막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범죄 피해를 입은 국민을 보호하고, 공정한 국가 질서가 유지되는 사법 정의 구현을 위해 유능하고 사명감 높은 젊은 검사들의 '탈검찰화' 현상을 그대로 방관만 해도 되는 것인지 걱정"이라며 "이에 대해 더 늦기 전에 검찰 내부를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다양한 견해를 반영해 선의를 갖고 함께 방안이 논의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