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2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채상병 사건 수사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과천=박종민 기자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21일 소환했다. 지난 4일 첫 출석 이후 17일 만이다.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 사령관은 이날 오전 9시20분쯤 공수처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말한 것이 맞느냐', '장관 이첩 보류 지시가 외압이라고 생각했느냐' 등 질문에 말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공수처는 지난 1차 조사 당시 김 사령관 진술과 이후 이뤄진 추가 참고인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2차 조사 질문지를 새로 구성했다. 분량은 지난 번과 비슷한 150~200쪽 정도다.
첫 조사 때 홀로 공수처에 출석했던 김 사령관은 이날 조사에는 변호인을 선임해 동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이날 오후 2시 박정훈(대령)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불러 별도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 사령관은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연결고리로 꼽힌다. 특히 박 대령 측은 윤석열 대통령이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나'라며 화를 냈다는 VIP 격노설을 김 사령관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 사령관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수사팀은 수사 외압 의혹의 첫 실마리인 VIP 격노설을 두고 김 사령관과 박 대령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을 고려해 필요할 경우 두 사람의 대질 조사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대질 조사를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지만 수사 상황에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다"며 "반드시 대질을 해야겠다는 취지로 두 사람을 같은 날 소환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전날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에 대한 2차 조사도 진행했다. 박 전 직무대리는 국바웁 검찰단이 회수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수사 결과를 재검토하고 관련 혐의자를 기존 8명에서 2명으로 줄이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