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4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정부가 올 2월 의대정원 증원 발표 직후
의료계의 집단행동 대응 차원에서 발령한 전공의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과 업무개시명령 등 각종 행정명령을 4일 부로 철회했다.
이날 이후 소속 병원에 돌아오는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의사면허 정지 등의 행정처분 절차도 일체 중단한다. 잠시 처분을 유예 중이었으나,
전공의 집단이탈 초반 '기계적 법 집행'을 내세우며 원칙적 대응을 강조했던 입장에서 완전히 선회한 것이다.
정부는 전공의 90% 이상이 병원을 비운 상황에서 더 이상의 환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단'이라고 해명했다. 복귀하는 전공의가 또다시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이상 행정처분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또 복귀자들에 대해선 수련기간 조정 등을 통해 원래 계획대로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보건복지부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의료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의 주요 내용을 일문일답(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정부가 내린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 철회는 정확히 언제부터 적용되는 건가. 혹시 사직서를 수리해야 하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지도 궁금하다. A: (조규홍 복지부 장관) "저희가 오늘(4일) 철회 명령 문서를 내보내면 병원장님들께서는 금일부터 개별 상담을 통해 (전공의들이) 사직 여부를 결정하게 하시면 된다. 병원별로 전공의 규모도 다르고, 현장을 이탈한 개인별 사정도 다르기 때문에 정부가 (따로) 기한은 정하고 있진 않다.
그렇지만,
복귀에 따른 여러 가지 제도 개선 등의 검토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할 때 마냥 기다리긴 어렵기에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해 주시길 부탁드리겠다. 저희가 6월 말경 (복귀)진행상황을 중간 점검하고 필요 시 보완할 예정이다."
Q. 업무개시명령도 철회하게 되면 그에 따른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은 어떻게 되나. A: (조규홍 장관) "복귀자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절차를 중단한다. 미복귀자에 대해서는 전공의들이 얼마나 복귀하시는지, 또 의료현장의 비상진료체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와 여론 등을 감안해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대응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Q. 현장에 남아있던 전공의, 중간에 돌아온 전공의도 있는데 형평성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하며 원칙을 끝까지 지키겠다던 정부의 기존 입장과도 다르지 않나. A: (조규홍 장관) "집단행동에 가담하지 않고 현장에서 묵묵히 환자 곁을 지켜주고 계시는 소수의 전공의 분들께는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당연히 형평성 문제는 제기될 수 있다. 이번 결정은
정부가 의료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조치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수련과 관련한 특례를 마련해야 되는데, 이 과정에서 현장 의견을 꼼꼼히 듣고
처음부터 환자 곁을 지켜 온 전공의에 대한 별도의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
의료법에 따라 사직서 수리금지명령 등을 내린 지난 2월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필수의료 공백 발생이 명확했다. 국민들께서 많은 협조를 해주셔서 3개월이 넘게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현장 의료진은 지쳐가고 있고 중증질환자의 고통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책 변경은 불가피했다.
사직서 수리를 허용해 달라는 현장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비판을 각오하고 철회를 결정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 관련 현안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Q. 미복귀 전공의도 기존 '3개월 면허정지'보다 처분이 감경되거나 시행시기가 미뤄질 수 있는 건가. 그렇다면 복귀 전공의와 별로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A: (조규홍 장관) "수련기회의 제한 등 여러 가지를 통해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 "이탈했다가 복귀한 전공의는 그 기간만큼의 수련을 어떻게든 해야 된다.
'결석'한 부분에 대해서는 내년 2월까지 본 수련을 마친 이후 추가 수련을 해야 된다는 의미다."
Q. 고연차 레지던트도 내년도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있다는 건가. A: (전병왕 실장) "레지던트 2~4년차인 경우 이탈 기간이 3개월을 지나 내년 5월까지 수련을 마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복귀하면 전문의 면허를 따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해주겠다. (구체적) 방법은 검토하고 있다.
고려 중인 방법은 (내년) 1월에 같이 시험을 치고 나머지 추가 수련을 하면 면허를 발급하는 방법이 있고, 그게 어려우면 추가시험을 통해 한 번 더 전문의 시험을 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게 기본 방향이다.
인턴의 경우도 규정을 바꿔서라도 복귀 시 (필요 수련)기간을 단축해 레지던트 과정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Q. 수련병원들이 일반적으로 3월에 전공의를 뽑고 9월에 결원을 일부 충원하는 것으로 안다. 그 일정은 변동이 불가한가. A:
(전병왕 실장) "인턴·레지던트 등의 채용이 다 1년 단위로 되어 있다. 그래서 3월을 기준으로 하고 중간에 자리가 비면 9월에 예외적으로 충원을 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추가 충원 여부는) 상황을 보고 판단할 텐데, 현재로선 기본 프로세스에 큰 무리는 없을 거란 생각이다."
Q. 이번 조치로 얼마나 많은 전공의가 돌아올 것으로 보나.A: (조규홍 장관) "정확한 규모를 예상할 수는 없지만 많은 전공의들께서 소속된 병원으로 복귀해 주시길 바란다. 대부분이 (이후에도) 복귀하지 않았을 때의 의료공백 사태 해소를 위한 조치는 저희가 준비는 하고 있으나, 이 자리에서 밝힐 상황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