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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무기한 휴진' 서울대병원은 철회…다른 '빅5'의 선택은?

보건/의료

    첫 '무기한 휴진' 서울대병원은 철회…다른 '빅5'의 선택은?

    서울대병원 휴진 철회…"지속가능한 대정부 투쟁하자"
    2025 증원 확정·병원 경영난·환자 불안감 '명분'↓
    가톨릭·성균관 의대 '집단 휴진' 놓고 이번주까지 고심
    정부, 환영하지만 '2025 증원' 놓고 올특위와 견해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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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집단 휴진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다른 '빅5' 병원의 휴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7일 '무기한 전체휴진'에 돌입하며 '의료계 집단 휴진'의 시작을 알린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스스로 철회한 만큼 집단 휴진을 앞두고 있던 대학병원들도 고심에 빠졌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중증·필수 분야를 제외하고 '무기한 전체휴진'에 들어갔던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집단 휴진을 중단하기로 했다.

    '빅5' 병원을 포함해 의료계에서 가장 먼저 기약 없는 휴진에 들어갔던 서울의대 교수들은 10명 중 7명이 '지속가능한 형태의 대정부 투쟁'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무기한 휴진 철회를 결정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 등 4곳 병원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 결과를 지난 21일 발표했다.

    투표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교수 948명 중 73.6%(698명)가 이제 휴진을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의 저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다. 중환자실과 응급실, 분만·투석 등을 뺀 모든 진료과가 참여 대상인 현재의 무기한 휴진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20.3%(192명)에 그쳤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투표 결과에 따라 전면 휴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당초 서울의대는 1주일씩 휴진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환자와 진료 일정을 1주일마다 재조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무기한 휴진을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경영난·환자 불안감…대학병원 '집단 휴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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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갖는 영향력과 상징성을 고려하면 다른 '빅5' 병원들로 번지던 집단 휴진 확산 움직임도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이미 2025년도 의대 증원이 확정된 상황에서 집단 휴진이 길어질수록 병원 경영난이 심해지고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명분과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는 지난 12일 결의문을 통해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의대 비대위가 무기한 휴진 철회를 결정한 뒤 내부 회의를 통해 무기한 휴진 강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의대 산하 수련병원인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다음 달 4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서울아산병원 소속 교수는 "오는 4일 휴진에 돌입하는 계획은 변함없다"며 "'현실 가능한 무기한 휴진'과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이날 총회에서 상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의대 비대위의 무기한 휴진 방식은 현실 가능성이 떨어졌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성모병원을 산하에 둔 가톨릭의대 비대위도 고심이 깊다. 가톨릭의대 비대위는 지난 주말까지 설문 조사 등으로 의견을 모아 오는 25일 총회에서 휴진을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이 속한 성균관대 의대 비대위도 같은 날 총회에서 지난 20일부터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등을 두고 휴진 방안을 논의한다.

    의료계에서는 집단 휴진에 돌입하는 대학병원 교수들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다는 점도 부담을 키운다고 보고 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면 휴진을 즉각 철회하라"며 규탄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한 지난 18일 전국 집단 휴진 참여율이 기대보다 낮았다는 점도 '연쇄 집단 휴진'의 동력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국 집단 휴진'에 개원의 참여율이 기대보다 크지 않았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의대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강행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병원도 철회 해주길"…'2025년도 증원' 올특위와 입장 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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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서울의대 비대위의 결정을 반기며 다른 대학병원에도 휴진 철회를 촉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서울의대 비대위에서 '무기한 휴진 중단'을 결정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환영한다"며 "휴진을 예고한 다른 병원들도 집단 휴진 결정을 철회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의료계와 형식, 의제의 구애 없이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의료 현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제시하는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의료계와의 대화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의협의 범의료계 위원회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통해 의정 대화가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2025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를 두고 이미 한차례 설전을 벌이며 견해 차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올특위는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첫 번째 회의를 연 뒤 "'형식, 의제에 구애 없이 대화가 가능하다'는 정부의 입장을 환영한다"며 "2025년 정원을 포함한 의정협의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다"고 전했다.

    아울러 "각 주요 대학별 휴진계획 등 대정부 투쟁방안에 대해 공유했다"며 "연세의대 및 울산의대의 정해진 휴진계획을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의료계에 대화는 가능하다면서도 '2025년 의대 정원'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정부는 형식, 의제에 구애 없이 언제든지 논의할 수 있다. 의협에서도 조건 없이 대화의 장으로 나와 의료현안에 대한 논의에 참여해 주기 바란다"고 했지만 "2025년 의대 정원은 그 절차가 이미 마무리됐으므로 협의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그동안 소규모 기자회견 등으로 의견을 내던 환자단체가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다음 달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환자와 보호자 1천명이 참여하는 '의사 집단 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 환자 총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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