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투자는 우리의 욕심에서 출발합니다. '바닥에서 사서 꼭지에서 팔고 싶다'거나 '주가가 오를 때도 돈을 벌고 떨어질 때도 벌 수 없을까' 하는 것이죠.
욕심과 리스크는 비례합니다. 그러니까 욕심을 줄여서 목표 수익률을 조금 낮추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고민하게 되고, 그 결과가 '투자전략'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루하루 바쁜 생활인이다 보니 투자전략을 고민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요리와 비슷한데요. 시간과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MSG라는 식품공학의 도움을 받으면 되는 것처럼 투자도 금융공학 전문가를 만나면 됩니다.
가장 쉬운 것이 바로 ETF(상장지수펀드)이고, 그 가운데 최근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이 '커버드콜 ETF'입니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 매수와 콜옵션 매도하는 전략입니다. 삼성전자 커버드콜 전략이 있다고 가정하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해 가격 상승률에 따른 이익을 챙기고, 동시에 삼성전자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수익으로 얻습니다.
더 쉽게 가보겠습니다. 현재 8만원인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삼성전자 주식을 8만 5천원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매도합니다. 이 때 콜옵션을 사는 사람이 저에게 주는 돈이 프리미엄입니다. 프리미엄을 3천원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현재 저는 3천원의 수익이 발생했죠. 한 달이 지나자 삼성전자가 9만원이 됐습니다. 저는 콜옵션을 산 사람에게 삼성전자 주식을 8만 5천원을 받고 넘깁니다. 그러면 저는 최종적으로 삼성전자 주식 매매로 5천원, 콜옵션 매도로 3천원 총 8천원의 수익을 냈습니다. 삼성전자 주식만 샀다면 1만원의 수익을 냈겠지만요.
한 달 뒤 삼성전자가 7만원이 됐다면 어떨까요. 제 수익은 똑같이 8천원입니다. 프리미엄과 콜옵션을 산 사람에게 8만 5천원을 받는 건 변함이 없기 때문이죠. 주식만 가지고 있었다면 1만원의 손해가 발생했을텐데 수익이 났습니다. 이렇게 커버드콜 전략은 최대 수익이 정해져 있습니다.
반대로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8만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10주 사고, 8만 5천원 콜옵션 1계약만 매도했는데 주가가 7만원이 됐다면 최종 수익은 –8만 2천원입니다. 삼성전자 주식을 1주 매수하고, 콜옵션 10계약을 매도했는데 주가가 9만원이 됐다면 최종 1만 5천원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이런 커버드콜 전략은 이론적으로 증시가 횡보하거나 박스권에서 단기적인 변동성을 보일 때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가가 상승해도 콜옵션 매도 때문에 수익이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에서도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전략이죠.
커버드콜 ETF의 특징은 높은 배당(분배)에 대한 기대입니다. 콜옵션 매도에 따른 프리미엄을 배당 재원으로 사용하는데요. 월배당률이 1%대부터 3%가 넘는 상품도 있습니다. 상품명에 7%나 15%처럼 연간 목표 배당률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높은 배당 때문에 커버드콜 ETF에 대한 개인 투자도 크지만, 최근에는 꾸준한 인컴(Income‧정기적 현금 창출) 투자 수요도 상당하다는 분석입니다.
키움증권 김진영 연구원은 "사적연금 시장이 커지면서 해당 계좌의 ETF 매매가 확대되고 있는데, 연금자산은 은퇴 이전까지 장기 계획하에 관리되는 만큼 월배당 등 꾸준한 인컴 창출이 가능한 ETF가 적극 활용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커버드콜 전략은 프리미엄 수취 재원으로 대부분 월배당 지급을 하기 때문에 인컴투자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에 따라 현재 상장된 커버드콜 ETF의 운용 자산 규모는 3조 7천억원으로 지난해 말 7750억원에서 3조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23개의 상품 중에서 12개가 올해 신규 상장됐고요.
또 ETF도 펀드다 보니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 수수료(펀드보수)를 지급합니다. 자산운용사는 ETF 수수료 인하 경쟁 중이지만, 커버드콜 ETF처럼 파생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은 좀 다릅니다.
일반 ETF는 0.0099%와 0.0098%로 수수료 경쟁을 벌이는 상품도 있지만, 커버드콜 ETF 수수료는 0.25%와 0.39%가 대부분입니다. 적게는 0.19%에서 많게는 0.45%인 상품도 있습니다. 이 수수료는 연 기준이고, 실제 수수료는 투자한 기간을 하루 단위로 계산해서 적용된다는 점을 잘 살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