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진료 접수 대기 중인 환자들 모습. 박요진 기자광주 대학병원들이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진료와 수술 급감에 따른 재정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급휴가 시행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8일 조선대병원에 따르면 조선대병원은 지난 1일부터 2천여 명의 직원 가운데 의사 400여 명을 제외한 1600여 명을 대상으로 무급 휴가를 신청받고 있다.
조선대병원은 한 번에 5일, 월 최대 10일까지 무급휴가 사용이 가능하게 했다.
조선대병원 무급휴가 시행 안내문. 독자 제공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하면서 환자가 줄어 병원 수입이 급감한 데 따른 조치다.
실제로 조선대병원의 수술실 가동률은 평상시 대비 60%대에 불과하고 수술과 진료 축소로 병동 3곳도 통폐합됐다.
조선대병원 측은 "의료공백 장기화에 따른 병원의 어려움 속에서 경영 안전과 자기계발 기회 제공 등을 위해 의사를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7월 1일부터 자율적으로 무급휴가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아직 추가 연장 계획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조선대병원 노조는 병원 측이 일반 직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선대병원지부 관계자는 "의사들의 진료 거부가 일반 직원들 때문에 발생한 일이 아니다"면서 "병원 측은 귀책사유가 있기 때문에 무급휴가가 아닌 오히려 휴업수당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응급실 앞. 박성은 기자전남대병원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전남대병원은 조선대병원보다 빠른 지난 4월부터 무급휴가인 안식휴가 제도를 도입해 의사를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대상자는 480여 명의 의사를 제외한 5020여 명의 직원이다. 전남대병원에서는 최근까지 전체 직원의 10% 안팎으로 휴가를 신청했다.
전남대병원 측은 당초 지난 4월 한 달 동안만 한시적으로 무급휴가를 시행하려 했다가 여러 사정으로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전남대병원은 최근까지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하면서 모두 800억 원의 적자가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병원은 예비용으로 대출받은 300억 원을 거의 소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추가 대출도 신충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연차가 아닌 무급으로 자유롭게 휴가를 쓸 수 있도록 이달 말까지 안식휴가 제도 신청을 받고 있다"면서 "마이너스 통장이 소진될 경우를 대비해 추가 대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