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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1세대' 김범수 구속에 IT업계 화들짝, 카카오 앞날은?

'벤처 1세대' 김범수 구속에 IT업계 화들짝, 카카오 앞날은?

23일 새벽 남부지법, 구속영장 발부
"증거 인멸·도망 염려"
카카오 내부 '충격…"각자 최선" 분위기
IT 업계도 충격 휩싸여, 사법리스크 촉각 곤두세울 것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박종민 기자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박종민 기자
갈 길 먼 카카오가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에 가로 막혔다. 지난 해부터 시세 조종 혐의로 금융감독원과 검찰의 수사를 받으며 '창사 이래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견뎌온 카카오지만, 창업자의 구속은 전혀 다른 이야기여서다. 김 위원장 주도로 환골탈태를 다짐하며 활발히 진행해왔던 쇄신 작업과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IT)업계에 미치는 의미도 크다. 김 위원장이 국내 스타트업 창업가들의 롤모델이자 '흙수저 신화'인 까닭이다. 단기간에 회사를 급성장시키며 대기업을 일궜지만, 그 이면에 드리워진 문제점 등을 너무 쉽게 지나쳤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칼 끝이 겨눈 김범수, 결국 구속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새벽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김범수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작년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의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카카오가 작년 2월 16~17일, 27~28일 등 총 4일에 걸쳐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약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엔터 주식을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수사해 왔다. 다만 김 위원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2월 28일 하루의 시세 조종 혐의만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자 구속에 '충격'…각자 자리서 최선 다하자는 분위기

카카오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 구속에 충격을 받는 모습이지만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지난 18일 각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과 CA협의체 위원장들을 모아 임시 그룹 협의회를 진행한 것도 이와 같은 분위기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 위원장은 "그룹 쇄신과 AI(인공지능)를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김 창업자의 구속에 따라 카카오의 향후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해 카카오가 쇄신을 선언하면서 기존 자율 경영 체제에서 중앙 집권 체제로 체질을 개선해왔는데, 그 중심에 김 위원장이 자리하고 있어서다. 김 위원장은 현재 경영쇄신위원장이자 정신아 대표와 함께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특히 계열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CA협의체의 주요 구성원인 김 위원장이 부재할 경우 사업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김 위원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되면 투자 유치는 물론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확보하는데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경우 김 위원장이 대형 투자, 인수합병 추진, 미래 먹거리 발굴, 경영 체계 개편 등 굵직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등 영향력이 상당하다"면서 "김 위원장이 구속될 경우 장기적인 방향에서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벤처 1세대 대표주자의 구속, 급속도 발전 IT 업계에 던지는 의미

벤처 1세대의 대표격인 김 위원장의 구속이 업계에 주는 의미도 남다르다. 삼성SDS에서 유니텔을 만든 김 위원장은 1998년 한게임을 설립한 뒤 이해진의 네이버와 합병해 NHN을 만들었다. 이후 NHN을 나온 김 위원장은 2010년 카카오톡을 세상에 선보이며 '연쇄 창업가'의 대표주자가 됐다. 2014년에는 '다음' 합병을 시작으로 계열사를 늘려갔고, 대기업 반열에도 올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벤처 1세대 대표주자이자 국내 IT 대기업 창업주가 구속되는 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냐"면서 "급속도로 발전한 IT 업계가 사법 리스크에 더욱 더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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