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무소속 후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연합뉴스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버트 F. 케네디와 전화통화를 갖고 자신을 지지하는 대가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건강 및 의료문제를 총괄하는 직책을 맡기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해당 대화는 지난 13일 '트럼프 피격' 몇시간 뒤에 이뤄졌고, '정치적 지지를 대가로 일자리를 약속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라는 트럼프 캠프측의 우려로 합의는 성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케네디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난 어느 정당 소속이든 만성적인 질병의 유행을 끝낼 방법과 어린이 건강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화를 해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며 "지난 18개월 동안 민주당에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나에게 연락한 사람이 없었고, 도리어 내 선거운동을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수백만달러를 지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케네디는 "우리는 이기기 위해서 나왔다"며 향후 선거운동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두사람은 통화 이후인 지난 15일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도 회동했다.
양측은 '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국가적 단합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지만, 일각에서는 양 후보가 손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에도 케네디는 "대선에서 하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3일 두사람의 통화내용은 외부로 유출되기도 했다.
이에 케네디는 SNS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화했을 때 비디오작가와 녹화를 하고 있었다"며 "그때 작가에게 녹화를 즉시 멈추라고 지시했어야했다"고 유출 사실을 인정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측에 사과했다.
유출 영상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케네디 후보에게 "당신이 뭔가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그것이 당신에게 매우 좋고, 매우 큰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케네디 후보가 "그러게(Yeah)"라며 동의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그 사람보다 훨씬 앞선다"고 강조했다. 그 사람은 당시 대선 경쟁상대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앞서 케네디는 2016년 당시 대통령 당선자인 트럼프와 뉴욕 맨해튼에서 만나 '백신 안전성'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회동 후 케네디는 "당선자가 저에게 백신 안전성 등을 담당하는 위원회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런 역할을 주어지지 않았고, 케네디는 추후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관리들이 방향을 바꾸었다"고 비난했다.
케네디는 현재 대부분의 다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15% 미만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민주·공화 양측의 표를 비슷하게 잠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