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머 총리. 연합뉴스영국 전역에서 반(反)이민, 반이슬람 폭력 시위가 계속되면서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가 출범 한 달 만에 중대 시험대에 올랐다.
14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룬 노동당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이번 시위는 중서부 도시 사우스포트에서 어린이 3명을 숨지게 한 칼부림 사건의 범인이 무슬림 이민자라는 '가짜 뉴스'에서 촉발됐다.
영국 정부가 범인이 무슬림 이민자가 아님을 확인하고 여러차례 국민들에게 알렸지만 폭동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폭력 시위 직후부터 "이는 시위가 아니라 폭력 불법행위"라며 배후로 극우 세력을 지목하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와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특히 소셜미디어와 가짜뉴스가 극우 폭력 사태의 '증폭'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 중이다.
국내 극우 세력이 온라인상에서 어떻게 허위정보를 퍼뜨렸는지 뿐 아니라 '국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소셜미디어와 가짜뉴스를 상대로 칼을 빼든 것이다.
스타머 총리의 대변인은 "분명히 우리는 온라인에서 봇 활동을 목격했으며 그중 상당 부분은 허위정보를 증폭하는 국가 행위자의 관여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범죄청과 과학혁신기술부에서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스타머 총리는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형 소셜미디어 기업을 직접 거론하며 "폭력 소요가 분명히 온라인에서 부추겨졌다"면서 "이는 범죄"라고 밝혔다.
이베트 쿠퍼 내무장관도 "소셜미디어 기업들 또한 이 사태에 일정 부분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며 "소셜미디어가 일부 허위정보와 폭력 조장에 로켓 부스터를 달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시위와 관련해 스타머 총리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의 소유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정면 충돌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엑스에 폭력 시위 영상을 공유하며 "영국에서 내전이 불가피하다"는 글을 남겼다.
또 '무슬림 커뮤니티 공격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스타머의 글을 자신의 엑스 계정으로 가져온 뒤, "(이슬람 공동체만 보호할 게 아니라) 영국의 모든 공동체에 대한 공격을 걱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영국 총리실은 "(머스크의 글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발언"이라며 "현재 일부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동은 극소수 우익 세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이들은 영국의 사회 여론을 대변하는 자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머스크를 향해서는 "소셜미디어를 타고 폭동을 부추기는 발언이 판치면서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