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불법적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청문회'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윤창원 기자여야는 9일 '불법적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청문회'에서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과정의 적법성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오전 불법적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청문회를 실시했다.
여당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2인 체제'에서 의결한 MBC 대주주 방문진 및 KBS 이사 선임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현행법에는 방통위가 KBS와 방문진 이사를 '추천' 또는 '임명'한다고만 돼 있고 구체적인 절차는 적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선임 의결에 필요한 방통위원 수나 절차는 법에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2인 의결'도 합법적이라는 취지다.
같은 당 신성범 의원은 전날 서울행정법원이 방문진 새 이사 6명의 임명 효력을 오는 26일까지 정지한 것을 근거로 "본안 판결까지 청문회를 안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반대로 야당 의원들은 이사 선임 과정에서 명백한 불법이 행해진 것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데 집중하며,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의원장 등이 국회에 출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과방위 야당의원들은 이 위원장과 김 부위원장, 이번에 선임된 KBS·방문진 이사들을 증인으로 출석 요구했지만, 모두 불출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이번 공영방송 이사 선임은 누가 봐도 정권 시나리오에 따라 치밀하게 이뤄진 것이며, 방통위원장은 그 도구로 쓰였다"며 "청문회에서 그 과정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방문진 이사 후보로 지원했다 탈락한 송기원 전 전주MBC 사장은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내가 지원서로 낸 분량만 20여쪽인데, 이 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은 지원자 1인당 45초가량 판단했다고 보도됐다"며 "밀실 행정의 표상"이라고 주말하기도 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김 부위원장이 불출석 사유서에 '절차와 형식의 미흡으로 정당한 증인 소환 절차라고 보기 어렵다'고 썼는데, 이번 청문회는 국회법에 따라 정당하게 열리는 것"이라며 "불출석은 부당한 버티기 행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불출석한 증인에 대한 고발 여부는 위원장과 간사가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과방위는 이날 1차 청문회를 시작으로 오는 14일에 2차, 21일에 3차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