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연합뉴스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주요 사실관계 확인에 이어 법리 검토를 마친 뒤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지난달 대통령실이 임의제출한 디올백과 서울의소리 측 몰래카메라 원본 영상 속 제품을 정밀 비교한 결과 두 가방이 같은 제품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제품에는 고유의 일련번호는 없었지만, 검찰은 가방에 붙은 스티커의 모양과 기포 숫자 등을 영상과 비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가방에 음각으로 새겨진 알파벳과 번호 분석을 통해 생산공장과 제조연월일을 확인하는 등, 다각도로 검증을 진행해 동일한 제품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사실관계 확인 마치고…수사 마무리 수순
가방의 '동일성' 분석을 마친 검찰이 그간 파악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대통령 직무 관련성 등에 대한 법리 검토를 거쳐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서울의소리가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 혐의로 고발한지 5개월 만인 지난 5월 이원석 검찰총장 지시로 전담수사팀을 꾸리면서 수사를 이어왔다.
지난 13일에는 김 여사를 보좌하는 대통령실 조모 행정관을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조 행정관 조사는 지난 6월 이후 두 번째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김 여사를 서울 종로구 소재의 경호처 건물에서 대면조사할 때 나온 김 여사 진술의 신빙성을 조 행정관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김 여사와 최 목사의 면담을 조율한 대통령실 유모 행정관과 김 여사의 측근인 장모 행정관,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배우자인 제니퍼 안씨 등 사건 핵심 관계자들 조사도 차례로 진행했다.
다음 달 15일 2년의 임기가 끝나는 이 총장은 임기 내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위에도 사건 처리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검찰총장에게 영부인 수사라는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르면 다음 주 사건처리 방향을 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의소리 유튜브 캡처'수사심의위원회' 소집 변수도 존재
다만 여전히 변수는 존재한다. 앞서 김 여사 조사 방식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이 총장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는 기구다.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는 차원에서 지난 2018년 1월 대검찰청에 설치됐다.
수사심의위는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에서 학식과 경험을 갖춘 외부 전문가 위원 150~3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중에서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정된 위원 15명이 수사를 계속할 것인지, 기소할 것인지 등을 판단해 수사팀에 권고한다.
수사심의위 소집이 결정될 경우 외부위원 일정 조율 등으로 인해 사건 처분에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