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가 18일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열린다. 경선 내내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한 이재명 후보가 9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벌써 '이재명 2기' 지도부의 행보가 관심을 얻고 있다.
마지막 지역경선 서울도 압승한 이재명…'구대명'에 관심
민주당 내 '일극(一極)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 후보는 2번째 출마한 당 대표 선거에서도 사실상 독주에 가까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17일 치러진 서울 지역 경선까지 이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90%에 0.1%p 모자란 89.90%로 나타났다. 2위인 김두관 후보는 8.69%, 김지수 후보는 1.42%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결과이기 때문에 아직 대의원과 국민 여론조사 등이 아직 남아있지만, 전반적인 득표율 추세 또한 권리당원 투표 결과와 유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다.
경선 전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으로 불리던 선거 구도는, 이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서서 '구대명'(90%대 득표율 대표는 이재명)으로 향하고 있다.
'먹사니즘' 중심으로 민생 강조한 李…종부세·금투세 등 '중도표심'도 공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2기 지도부는 2026년 지방선거 승리와 이 후보의 대권가도를 위해 정책적으로는 민생에 방점을 두는 동시에, 정무적으로는 정부·여당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당 대표 선거 출사표를 던지며 '먹사니즘'(먹고 사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념)이라는 신조어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고물가·고환율·경기침체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라며 정부·여당의 정책 실정을 부각시키면서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현실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의 시행 전 재검토 등 기존 민주당의 정책기조와는 결이 다른 시각을 제시하면서 '중도 표심'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당내에서는 최대 의원 모임인 경제는 민주당을 비롯해 더여민포럼, 기본사회포럼 등이 구성돼 이 후보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국회에선 다수의석 바탕으로 특검·국정조사·청문회 등 '전방위'로 '대여 압박'
원내에서는 특별검사(특검)법안 추진과 함께 국정조사, 청문회 등 다수당이 가진 국회의 권한을 두루 활용하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는 현재의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국회청원을 통해 접수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 관련 청문회에 이어 민주당이 추진한 검사탄핵 관련 청문회를 개최했다. 역시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사흘에 걸친 인사청문회에 이어 방송장악 청문회를 2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정권교체의 명분을 쌓기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재판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총선 공천 탈락자들 '초일회' 구성…김경수 복권으로 변곡점 맞은 비명계 껴안기도 숙제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와의 화합도 숙제로 꼽힌다.
현재는 당내 이재명 '일극 체제'가 굳건한 탓에 김 전 지사의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많지만, 대선 국면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당내 각 세력이 지지세 규합에 나서거나, 자칫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커질 경우에는 비명계의 목소리가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4·10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당내 비명계 인사들은 '초일회'라는 모임을 구성, 지난 6월 첫 회동 이후 정기적인 모임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