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움 제공 알베르 카뮈(1913-1960)가 1942년 발표한 '이방인'은 인간의 억압적 관습과 부조리를 고발하고 자유로운 인생에 대한 그의 깊은 철학이 담긴 역작으로 꼽힌다.
주인공 '뫼르소'가 요양원에 있는 '어머니의 죽음'을 알려온 전보를 받고, 요양원에 가서 장례를 치르고 돌아와서 불행하게도 해변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재판을 받고 사형에 처해지는 이야기다.
인간의 억압적 관습과 부조리를 고발하고 자유로운 인생에 대한 그의 깊은 철학이 담긴 대표 작품으로 꼽히며 1957년 마흔 셋의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일찌감치 국내 번역 출간됐지만 한국어 번역본의 난해함 때문에 정독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여러 영어 번역본과 한국어 번역본이 혼재하며 번역가의 의역이 더해져 원작의 의미가 왜곡되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설의 저간에는 '철학적인 질문'이 두텁게 깔려 있지만, 가장 본질적인 원인은 번역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정서 번역가의 '이방인'은 뫼르소의 살인이 햇빛 때문이 아닌 '정당방위'로 직역했고, 카뮈가 왜 뫼르소를 '진실을 위해 죽음을 받아들이는 한 남자'라고 했는지, 법정에서 뫼르소가 한 말들, 그의 내면의 흐름, 신에 대한 생각들의 맥락을 뚜렷이 짚어 번역하는 등 기존의 의역을 바로잡고자 했다.
특히 '이방인'의 절반 분량을 차지하는 역자 해설에 최초로 원작의 불어·영어·한국어 비교번역과 번역비평을 실어 원문에 가깝게 직역한 문장과 역자의 느낌이 반영된 의역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알베르 까뮈 지음 | 이정서 옮김 | 새움 | 320쪽
민음사 제공 최영건 연작소설 '연인을 위한 퇴고'가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소설의 각 작품은 다른 시절의 '나'들이 서로를 그리워하거나 서로의 뒤를 밟으며 '나'라는 미궁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나'에게 다가가기 위해 중요한 것은 끊임없는 변화다. 그것은 마치 존재자들이 생성하여 소멸하다 다른 존재자로 탈바꿈해 재탄생하는 한 채의 바깥 없는 광대한 집과도 같다.
"이 괴물은 나의 연인이야. 우리는 이따금 전혀 다른 이처럼 보이지만 실은 거의 하나나 다름없지. 그는 거의 내 것이지. 나는 거의 괴물이 되어버린 실타래고, 그는 나를 위한 영원한 물레지. 그러니 너희는 우리를 들여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입구를 열어야만 해. 그것이 너희가 이곳에 있는 유일한 이유이니. 그들이 물러난 길을 따라 걸어 들어온 것은 물결처럼 나이든 여인이다."
전작 장편소설 '공기도미노'와 소설집 '수초수조'를 통해 70대 전후의 도시 자산가 계층을 전면에 내세우는가 하면, 앞선 소설의 건축물에서 드러냈던 미학이 그가 쓴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소설적 미장센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연인을 위한 퇴고'는 앞서 나타나는 미장센에 더해 시간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력을 극대화하며 정체성과 기억의 속성을 파고든다.
최영건 지음 | 민음사 | 2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