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최악의 청년 실업률 때문에 중국에 고학력을 가진 백수 또는 저임금 노동자를 뜻하는 신종 노동계층 '란웨이와'(爛尾娃)가 등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실업률 증가로 대학 졸업자 수백만 명이 힘든 처지에 놓이게 되면서 올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란웨이와라는 신조어가 유행어가 됐다.
란웨이와는 직역하면 '썩은 꼬리를 가진 아이'라는 말로, 고등교육을 받았음에도 결과적으로 끝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자금난으로 건설이 중단된 아파트를 지칭하는 '란웨이러우'(爛尾樓)에서 따온 말인데, 저임금 일자리를 받아들이거나 부모에 의지해 생계를 이어가는 고학력 청년들을 일컫는다.
통신이 '란웨이와' 사례로 든 아만다 천 씨는 후베이중의약대학을 졸업하고 국영기업 영업직으로 입사한 지 한 달 만인 지난주 그만뒀다.
퇴사 결정을 좋지 않은 직장 문화와 상사의 비현실적인 기대 탓으로 돌린 천씨는 "처음 15일간의 수습 기간 하루 꼬박 12시간 일했는데 일당은 60위안(약 1만1천255원)밖에 못 받았다"며 "일주일간 매일 울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전공을 따라 품질 검사관이나 연구원이 되고 싶어 130개가 넘는 곳에 입사지원서를 넣었지만, 받은 제안은 주로 영업이나 전자상거래 관련 업무였다.
석사 학위 취득자도 예외는 아니다.
작년 베이징 명문대학 중국외교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딴 제퍼 카오(27) 씨는 예상보다 낮은 임금에 실망해 정규직을 구하는 것을 중단하고 고향 허베이성으로 돌아갔다.
란웨이와들은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어떤 직업이든 찾기도 하지만, 일부는 범죄에 빠져들기도 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청년(16~24세) 실업률이 21.3%를 기록하자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같은 해 12월 재학생을 제외한 새로운 방식의 실업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올해 여름 대학생 1천179만명이 졸업한 가운데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올해 최고치인 17.1%까지 치솟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청년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전망은 암울하다.
중국 교육부 산하 학술지 중국고등교육연구의 지난 6월 연구 발표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7년까지 대학생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특히 2034년 대학 졸업생 수가 약 1천8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윈저우 미시간대학 사회학과 조교수는 "많은 중국 대학 졸업자들에게 더 나은 취업 전망과 사회적 상향 이동 가능성, 더 밝은 인생 전망 등 대학 학위가 약속했던 모든 것들이 점점 더 힘든 일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