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윤창원 기자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대통령경호처장 재직 때 방첩·수방·특전사령관을 공관에 불러 만찬 회동을 했다는 야당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 모임에 대해 보고받은 적 있느냐"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과거부터 관례로 경호처장이 적절한 접촉 유지나 격려는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경호처장이 경호 임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방첩·수방·특전사령관과 모임을 갖는 것은 사실상 관행이라는 것이다. 신 장관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때도 몇 번 한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예비역 육군 중장)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25개월 수방사령관을 하는 동안 그런 식의 회동은 단 1번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과거 군사정권 때는) 하나회 사조직 관련자들이 경호실장도 하고 수방사령관, 보안사령관, 특전사령관도 했으니 그게 가능했을지 몰라도 적어도 내가 재직할 때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단언했다.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의 모습. 류영주 기자주로 군 퇴역 장성이 경호처장(실장)을 맡았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 경호처장은 2명 다 경호실 공채 출신이다. 상식적으로도 이들이 군부의 핵심 직위자인 방첩·수방·특전사령관을 한 자리에 호출하는 것은 결코 쉽지않아 보인다.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2020년 5월까지 재임한 주영훈 전 경호처장도 지인에게 "(적어도) 나는 그런 적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처장이 방첩·수방·특전사령관만 호출해 따로 모임을 갖는 것은 관행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심각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
대통령 경호안전대책위원회 위원에는 방첩사 소속 장교나 수방사 참모장 외에 국가정보원 테러정보통합센터장, 대검찰청 공공수사정책관, 경찰청 경비국장, 소방청 119구조구급국장 등이 포함된다.
규정을 보면, 위원장(경호처장)은 방첩사 및 수방사와 정부 관련부처의 실무자를 통솔할 뿐 방첩·수방사령관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특전사는 아예 위원 명단에도 빠져있다.
방첩·수방·특전사령관은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역사가 말해주듯 쿠데타 기획 또는 분쇄의 핵심 부대다. 상시적인 견제와 균형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김도균 전 사령관은 "(방첩‧수방‧특전사령관으로서) 각자 분명한 임무와 역할이 있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만났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현 후보자와 3사령관 회동 사실을 처음 공개한 박선원 민주당 의원도 이날 국방위에서 "3개 핵심 직위자를 동시에 모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윤창원 기자한편 이런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방첩사를 방문해 여인형 사령관을 비롯한 서울 충암고 후배 장교들과 식사 회동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방위에서 "이상민 장관이 방첩사를 방문해서 부대 현황 간담회를 갖고 방첩사의 충암고 출신 3명과 식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신 장관은 "보고받은 바 없다. 확인해보겠다"며 추가 답변을 피했고 방첩사도 사실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행안부 장관의 방첩사 방문은 그 자체로도 이례적이지만, 고교 선후배끼리 사적인 모임까지 가졌다는 점에서 극히 민감한 시점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