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응급실 진료 중단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으로 환자와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황진환 기자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이 올해와 같은 7.09%로 또다시 동결됐다.
보건복지부는 6일 건강보험 주요정책을 심의·의결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위원장 박민수 제2차관)의 올해 17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건보료율이 2년 연속으로 동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험료율 동결로만 보면, 지난 2009년과 2017년, 올해를 포함해 내년이 4번째다.
앞서 건보료율은 지난 2010년(4.9% 인상)부터 2011년 5.9%→2012년 2.8%→2013년 1.6%→2014년 1.7%→2015년 1.35%→2016년 0.9% 등 거의 매해 오르다가 2017년 동결됐다.
이후 2.04%가 오른 2018년에 이어 2019년 3.49%→2020년 3.2%→2021년 2.89%→2022년 1.89%→2023년 1.49% 등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복지부는 내년도 인상 동결 배경에 대해 "지역·필수의료 투자 등 의료개혁 추진을 위한 지출 소요가 있어 일정 수준의 인상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지속되는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인한 국민 경제의 보험료 부담 여력, 제도 도입 이래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건보 재정 여건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제공올 7월 말 기준으로 건보 준비금은 27조 원 정도다.
정부는 올해와 같은 건보료율을 유지하더라도, 필수의료에 대한 건보 투자는 지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증 △고난도 필수진료 △응급 △야간·휴일 △소아·분만 △의료취약지 등 6대 우선순위 관련 집중보상이 필요한 분야에 공공정책수가 도입 등을 통해 올 초부터 1조 2천억 원의 투자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오는 2028년까지 총 10조원에 이르는 건보 투자를 계속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혁신, 지역·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5년간 국가재정 10조 원을 별도로 투입할 예정이다.
박 차관은 "보험료율이 동결되어도 당초 계획된 필수의료 투자는 차질없이 이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국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들께서 부담하는 소중한 보험료가 꼭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출 효율화 노력과 재정 누수 방지 등 재정 관리를 강화해 지속가능한 건보 제도 운영을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정부는
지난 2월 말부터 시행 중인 '비상진료' 유지를 위한 건보 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응급·중증환자의 진료 공백을 방지하고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이날 건정심에서 연장 의결된 건보 지원 규모는 월 약 2168억원이다.
복지부는 응급실과 상급종합병원이 응급·중증환자에 집중 대응할 수 있게 경증환자의 병·의원급 회송 관련 보상을 강화한 바 있다. 응급실 진찰료와 심폐소생술 등 응급실에서 이뤄지는 의료행위에 대한 보상도 강화했다.
특히 '응급실 대란'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응급실 경증환자가 분산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원활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정한 발열클리닉 108곳에 대한 심야·휴일 진료 보상에도 만전을 기한다.
응급실 진찰료 대상기관은 한시적으로 '지역 응급의료시설'까지 확대한다. 권역·전문·지역 응급의료센터의 전문의진찰료 가산은 추가로 인상하고, 응급실 진료 후 24시간 이내 실시하는 중증·응급수술에 대한 가산도 이달 말까지 올린다.
아울러 오는 14부터 18일까지 닷새간 이어지는 추석연휴 동안 문을 여는 병·의원과 약국에 대한 보상도 높일 예정이다. 공휴일 진료 가산(30%)은 50% 수준으로 적용하고, 약국 조제료에 대해서는 1천원 정액을 지원한다. 추가 지원분과 관련해선 환자 본인부담분을 면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