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밤 굳게 닫힌 강원대병원 응급의료센터 문 앞. 구본호 기자대통령 비서실 비서관이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응급의료센터 성인 야간 진료가 중단된 강원대병원을 찾아 현장을 점검했지만 의료진은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석 연휴 응급의료 대란 우려의 목소리를 인식해 전국 17개 시·도 현장을 살펴보겠다는 취지였지만 의료진들은 인력 충원 없이는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정부 대응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9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이날 오전 대통령 비서실 1급 비서관과 행정관 등 2명은 강원대병원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했다. 이들은 추석 연휴 응급의료대응 현장 점검과 의료진 격려를 위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병원 교수진 등 현장 관계자들과 별도 시간을 갖고 의료 현장 내 애로 사항을 청취했다.
병원 교수진을 비롯한 내부 관계자들은 이날 비서관 등 정부 관계자들에게 현장의 어려운 상황들을 설명하고 파견된 군의관들 전원이 응급실 등 병원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 관계자는 "안 하겠다는 군의관들을 어떻게 할 수 없지 않나. 다른 병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일 것"이"라며 "지금은 사람을 구하는 게 제일 중요한 상황인데 대통령실이라도 사람을 구해줄 수 없어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비서실 비서관 등 관계자들은 이날 강원대병원을 방문한 데 이어 지역 중소병원도 찾아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대병원은 이날 군의관 1명이 추가 투입되면서 총 6명의 전문의 자격증을 보유한 군의관이 배치됐으나 아직까지 근무지가 배정되지 않았다. 병원 측이 이들에 대한 면담을 실시한 결과 업무 범위와 의료 사고 위험성, 법적 책임 문제 등을 우려하면서 의료 현장 투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강원대병원은 지난 2일 전문의 5명 중 2명이 휴직 등으로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추석 연휴와 소아·청소년과를 제외한 성인 야간 응급실 진료를 무기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의료진들은 협의 끝에 지난 7일부터 주말과 공휴일 운영 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강원대병원이 응급실 운영을 일부 중단하는 건 개원 이래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