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마치고 손 흔드는 트럼프. 연합뉴스미국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해리스·트럼프 간 첫TV토론이 10일 밤 9시(미 동부 표준시간)부터 90분동안 진행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로 불과 7주전 '바통'을 건네받은 해리스 부통령은 그동안 놀라울 정도의 상승세를 타며 지지율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같은 '해리스 돌풍'에 움찔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유의 '회복력'을 자랑하며 첫TV토론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사실상 지지율 동률을 만들어냈다.
지난 8일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공동으로 조사해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율을 얻어 47%를 기록한 해리스 부통령을 간발의 차로 앞섰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에겐 '악몽'이었던 지난 6월 27일 CNN TV토론 직전 상황과 유사하다.
NYT는 CNN TV토론 전날 전국 여론조사 평균을 분석한 결과 바이든·트럼프 두 명 모두 46%의 지지를 받아 역대 대선 중 가장 치열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앞선 9개월 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작은 차이나마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다가 동률을 만들어냈다.
현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혜성처럼 등장한 해리스 부통령에게 다소 뒤쳐져 있다가 이제 겨우 따라잡은 모양새가 연출됐다.
이날 TV토론은 대선을 두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지는데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양자 TV토론이기에 그 어느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지된다.
조그만 실수도 초박빙의 선거 판세를 엎을 수 있고, 남은 선거 일정을 감안할 때 이를 만회하기 위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토론 규칙을 놓고도 '샅바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마이크 '음소거' 문제가 관건이었는데 결국 이번 TV토론도 지난번 바이든·트럼프간 CNN 토론때와 동일한 방식으로 치루기로 결정됐다.
상대방 후보가 발언할 때 끼어들기를 할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마이크가 꺼지는 방식인 것이다.
이는 당초 바이든 후보측에서 요구한 사안이었는데, 정작 CNN토론에서 이같은 방식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절제된 이미지'를 주면서 도리어 상대에게 유리한 방식이 돼버렸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측은 '핫 마이크' 방식으로 변경할 것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지난 CNN TV토론에 앞서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물 복용 가능성'을 제기한 데 이어 이번 토론회를 앞두고는 해리스 부통령의 키를 걸고 넘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자신과 해리스 부통령의 키를 언급하며 "우리 둘을 비슷한 키로 보이기 하기 위해 이번 TV토론에서 상자나 어떤 보조 장치를 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8cm의 거구지만 상대적으로 해리스 부통령의 키는 160cm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리스측은 "많은 사람들이 해리스부통령을 직접 보면 실제 키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한다"며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감 등으로 인해 더 큰 에너지(tall energy)를 발산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TV토론을 앞두고도 '약물 검사를 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일종의 각성제인 애더럴을 먹지 않고서는 공식 석상에서 장시간 발언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