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치료법은 '수술'이다. 그러나 의사 선생님이 수술에 대해서 성공 확률을 낮게 본다거나 확신을 주지 않는 설명을 들으면 환자들은 망설여지게 된다. 최근에는 '나는 수술 없이 암을 치료했다' 등의 유튜브 영상들이 인기를 끌며 암 수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암을 치료하기 위해서 수술은 꼭 해야 하는 걸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상욱 교수는 CBS 노컷비즈의 실컷 '의사결정'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암 수술은 암세포를 몸에서 즉각 제거할 수 있는 암 치료에 있어서는 아주 매력적인 방법"이라고 말하며
"의사는 성공이 어려운 수술은 권유하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먼저 수술을 권유했다면 믿고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의사의 의견은 대부분 '방어적'일 수밖에 없어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상욱 교수.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 의사들은 의과대학에서 교육을 받을 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의료 행위에 대해서도 따로 배우게 된다. 그래서 각종 의료소송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문제에 대해 결과를 장담하거나 보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의사들은 수술을 권유할 때 환자에게 가능한 모든 결과를 설명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환자가 수술 결정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동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까지도 다 설명할 수밖에 없다. 환자들은 이로 인해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이러한 것은 의사의 신중한 태도라고 봐야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의사들은 성공 자신이 없는 수술이나 환자의 사망 가능성이 높은 수술을 잘 권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의사들이 수술을 권유하는 것은 수술이 잘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암 치료 시, '수술'은 의사가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방법
모든 암 치료에 있어 수술이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고형암에서는 수술이 1차적인 치료 방법으로 선택된다. 수술은 암을 즉각적으로 제거하여 몸에서 완전히 없앨 수 있고 바로 효과가 나오는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는 횟수가 많아 그에 따른 시간이 걸리며, 그 효과가 나타나는 데에도 몇 주 이상이 걸릴 수 있다. 또 치료 도중에 암이 더 퍼져버릴 수 있는 위험도 존재한다. 반면, 수술은 암 덩어리를 즉각적으로 몸에서 제거할 수 있다. 따라서 환자들은 수술 고민을 앞두고 수술이 갖고 있는 효율적인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좋다. 수술 없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방법들이 항상 수술만큼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수술을 권하는 건 '완치 기회가 있다'는 뜻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상욱 교수.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 간혹 영화나 드라마에서 너무 병이 심각한 환자들을 보며 의사가 "손을 쓸 수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이처럼 너무 암세포가 많이 퍼졌거나 상황이 심각하면 수술 자체도 시도할 수 없게 된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의사들이 환자에게 수술을 권유한 것을 일종의 치료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은 암이 아직 치료 가능한 상태라는 뜻이며, 완치의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물론 수술이라는 선택 자체가 환자에게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의사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좋다.
고민 된다면 여러 의견 들어보는 것이 좋아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수술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면 다른 병원의 다른 의사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같은 병이어도 치료 방법에 대한 생각이 의사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추가 의견을 들었을 때 두 번째 의사도 역시 '수술 의견'을 표현했다면, 이제는 더 확신을 가지고 수술 준비에 임하는 것이 좋다. 만약 다른 의견이 나왔다면, 그 의견을 가지고 주치의에게 다시 한번 가보거나 또 다른 제3의 의견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유튜브 속 '수술 없이 완치'…그대로 따라 해선 안 돼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상욱 교수. '의사결정' 유튜브 캡처최근 들어 유튜브 등 개인 미디어들이 활성화되면서 본인의 투병 브이로그나 경험담을 풀어내는 영상들이 많아졌다. 간혹 그 중에는 의사의 수술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완치했다는 내용들도 종종 있다. 이러한 영상에 대해서 이 교수는
"세상에 완전히 똑같은 암은 어디에도 없으며, 현재 상태나 신체 조건이 다른 상황에서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내용들이 병을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서 그 치료 과정을 궁금해하는 환자들에게는 주는 정보로써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러한 내용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