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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명태균, 尹 무속인 논란 때 미공표 대선조사 돌렸다

국회/정당

    [단독]명태균, 尹 무속인 논란 때 미공표 대선조사 돌렸다

    미래한국연구소, 2022년 1월 미공표 대선 여론조사 실시
    명씨 측 강혜경 언급 '26회' 조사보다 앞선 시점…김여사 리스크 부각 시기
    尹에게 보고됐다면 관여도에 따라 '정자금법 위반' 여부 논란
    강씨 "여론조사 대금 못 받아…공천이 대가" VS 명씨 "말도 안 되는 소리"
    대통령실 관계자 "윤 대통령·김 여사, 명태균 여론조사와 전혀 무관"

    명태균씨 페이스북 캡처명태균씨 페이스북 캡처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2년 1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 동안 미공표 대통령선거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공표 선거 관련 여론조사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된 경우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니다. 다만 해당 조사를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돈을 주고 의뢰했다면 의뢰자에게 공직선거법상 신고 의무가 있고, 무상으로 보고를 받았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번에 확인된 조사는 의뢰기관이 별도로 없이 미래한국연구소가 자체적으로 조사했다고 신고됐다. 결국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캠프에서 돈을 주고 의뢰한 것이 아니란 이야긴데, 이를 후보가 무상으로 보고받았다면 정치자금법상 부정수수죄에 해당한다. 명씨가 윤 대통령(당시 후보)에게 보고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여론조사가 실시됐던 시점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악재가 돌출되던 때였다. 김건희 여사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 간 7시간 통화 녹취가 공개됐고, 건진법사 등 이른바 '무속인 논란'으로 윤 대통령이 수세에 몰렸었기 때문에 여론의 동향이 중요했던 상황이었다. '보고' 여부에 대해 따져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10일 CBS노컷뉴스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 실시 신고서'에 따르면 미래한국연구소는 2022년 1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 동안 창원 지역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유선 100% ARS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경상남도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신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 실시 신고서'. 박희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 실시 신고서'. 박희원 기자
    이들 여론조사는 실제 당시 전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여심위는 윤 의원 측에 "(해당 조사가) 미실시 되거나 취소 통보 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미공표 여론조사는 실시 이틀 전 선관위에 반드시 사전 신고를 해야만 한다. 만약 의뢰인이 있다면 의뢰인에게 신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당시 신고서에 따르면 미래한국연구소가 의뢰인이나 의뢰기관 없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문제는 자체적으로 비용을 들여 실시한 여론조사를 후보가 무상으로 제공 받았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 정치자금법 45조는 '법에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기부받은 자'는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처벌 규정 또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엄하게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명씨로부터 해당 조사를 보고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보고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간접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명씨의 측근이자 함께 여론조사 작업을 했던 시사경남 전 편집국장 출신 강혜경씨는 최근 유튜브 채널 '스픽스'에 출연해 명씨와 함께 2021년 2월 28일부터 3월 8일까지 3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26회 실시했고, 이를 매일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폭로했다.

    강씨는 "(명씨가 나에게) 정산내역서를 뽑아놔라. (윤 대통령에게) 돈 받아올게(라면서) 3월 20일경 내역서 만든 거 가지고 서울로 올라가셨는데 금액이 3억6000만원 정도 된다"며"(명씨가) 돈은 못 받아왔다"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건영 의원은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실시한 미공표 여론조사가 상당수 확인됐다"며 "윤 대통령이 이들 여론조사를 보고받고 비용을 인지했는지 등 위법성 여부와 명씨 업체의 불법적 행위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선관위 차원의 확실한 조사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론조사 기부 행위'와 관련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김한메 상임대표는 지난달 30일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 김 전 의원을 정치자금부정수수죄 위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앞서 명씨는 지난 7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서울 서초동 사저를 여러 번 방문해 정치적 조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다음 날인 8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에게 여론조사를 보고했다는 강씨 주장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8일 "(대선) 경선 막바지쯤 명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명씨의 주장과 대통령실의 입장이 사실이라면, 명씨는 아무도 의뢰하지 않은 여론조사에 대해 출처가 불분명한 비용을 들여 5일 내내 집중적인 조사를 진행한 셈이 된다. 명씨를 수사하고 있는 창원지검은 명씨가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지급 받은 국회의원 세비가 무엇의 대가인지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혜경씨는 공짜 여론조사의 대가로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을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CBS노컷뉴스는 여론조사를 둘러싼 의혹을 포함해 명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명씨가 미공표 여론조사를 했던 기간 동안 윤 대통령 부부가 명씨와 만났거나 통화 등을 했는지에 대해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혀 없다. 거기가 유명한 여론조사 기관도 아니지 않나"라며 "우린 유명한 기관으로 하지 그렇게 안 한다"고 반박했다. 또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가 여론조사와 관련해 명씨로부터 보고 등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명씨는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제작진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 부부가 대선 후보 보 경선 당시 5~6개월 간 아침마다 전화가 왔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입당 시기에 대한 조언도 구하길래 특정 날짜를 추천했고, 실제 그날 입당이 이뤄졌다고도 했다.

    그는 "내가 대선 관련해서 얘기하던가"라며 "더 많은 얘기들이 엄청나게 많다. 지금 문도 안 열었다"며 대선 기간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한 얘기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또 현재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은 본인의 존재를 알 수가 없다고도 말했다. 대통령실에서 경선 이후 인연을 끊었다는 입장을 내자, 이에 대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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