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 전의비 제공의과대학 교수들이 갑작스럽게 의대 증원을 발표한 책임자를 처벌하고 2026년 의대 증원부터 정부와 의료계가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1일 오전 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정부의 불법적인 의대증원과 반헌법적인 대학교육 자율성 훼손에 대한 규탄 집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의학교육의 마지막 보루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을 무력화하기 위한 의평원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교수들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였으나 아직도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의평원 시행령 개정은 당장 철회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주호 장관은 학생들의 정당한 휴학을 승인해 주지 않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기본권리와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총장들을 협박하지 말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의비는 이러한 상황을 묵과할 수 없으며, 우리의 목소리가 교육 정책에 반영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학생들의 휴학을 승인해 주고 교육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발언하는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 연합뉴스전의비는 향후 의정 간 논의를 거쳐 의대 증원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의대 교수비대위 채희복 위원장은 "의대 증원은 정시 모집부터는 총 모집 정원 3058명에 맞게 줄여서 선발하고 증원은 2026년부터 의정 간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며 "이상의 조치가 지켜지지 않는 상태에서 교수 충원, 건물 증축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제 학생들을 보듬어 주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며 "갑작스러운 의대 증원 발표로 학교와 병원을 파국으로 몰고 가고 이 모든 사태를 일으킨 책임자를 처벌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향후 의사 수가 늘어났을 때 의료비가 급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사 수가 늘어도 개개의 의사 수익은 줄지 않고 오히려 더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의사 수가 늘어도 의료비가 증가하지 않는다'는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의사 숫자가 늘고 개별 의사의 수익도 늘어난다면 의료 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은 필연적인데, 현 정부는 마법이라도 부린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장담하는 것처럼 의료비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요율을 그만큼 올리지 않는다면, 결국 민간보험 의존도나 본인 부담률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이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급격하게 증가하는 의료비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건강보험료를 포함한 국민 의료비 부담은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를 대통령실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