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관광국이 트래블쇼 2024에서 배포한 지도 일부. 서경덕 교수 제공서울에서 열린 여행박람회에서 독도가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로 적힌 지도가 배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서경덕 성신여대 창의융합학부 교수 등에 따르면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이달 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여행박람회 '트래블쇼 2024'에서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지도를 제공했다. 이 지도에서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 명칭인 '동해'도 '일본해'로 소개했다.
당시 일본정부관광국이 제공한 지도를 보면 자신들의 영토로 표기한 섬들 중 일본어가 아닌 한글로 적힌 '다케시마 섬'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지도가 배포된 트래블쇼 2024는 10만 명의 잠재 여행객과 업계 관계자가 방문하는 여행박람회로 지자체나 관광청, 기업이 다양한 여행상품과 지역을 홍보하는 자리다.
이번 박람회는 사흘 동안 3만563명의 관람객이 방문했고 일본 지자체·기업 부스에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덕 교수는 "여행박람회에서 일본 측이 관광 홍보를 하는 건 문제없지만, 이런 지도를 비치해 제공하는 건 명백한 영토 도발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일본정부관광국에서 제작한 이번 지도가 전 세계에 퍼지지 않도록 우리 정부도 강력하게 항의해야 할 것"이라며 "국내에서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행사 주최측도 향후 주의를 더 기울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가 촬영한 독도. 연합뉴스이러한 가운데 이달 25일 독도의 날을 앞두고 일각에서 향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독도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격상하자는 의견은 지난달 11일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독도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며 본격화했다.
현행법에 '독도의 날'로 명시된 조항을 신설해 중앙정부가 매년 10월 25일 독도의 날 취지에 적합한 행사를 실시하는 것이 골자다. 독도의 날은 지난 2000년 민간단체 독도수호대가 대한제국 칙령 제41호가 제정·반포된 10월 25일을 기념하는 취지로 기념일 지정을 제안하면서 탄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독도의 날을 국가기념일 승격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같은달 10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독도는 우리가 완전히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외교적으로 (독도를) 분쟁 지역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굉장히 열등한 외교적 정책"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우리 정부의 인식과 달리 해외에서 잘못 표기된 독도·동해를 수정하는 비율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해외 한국바로알림서비스 동해·독도 표기 오류 및 수정 요구 결과(단위 : 건, %). 한정애 의원실 제공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받은 '해외 지도 동해·독도 표기 현황 및 수정 요구 결과'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해외 한국바로알림서비스'를 통해 접수된 총 2321건 중 11.02%인 256건만 시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도별 수정률을 살펴보면 2020년 24.7%였던 '동해·독도' 표기 오류 수정률은 2021년 11.3%로 급감한 뒤 올해(1월~7월)에는 3.5%까지 떨어졌다.
동해·독도가 잘못 표기된 사례를 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영국 정부통합포털(GOV.UK) 등이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했고, 세계보건기구(WHO), 우크라이나 경제개발통상부 산하기관 등 외국 정부, 공공기관 등 공식 홈페이지에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하고 있었다.
한정애 의원은 "외교부는 더이상 왜곡된 정보가 퍼지지 않도록 다각적인 외교적 대응을 통해 우리 영토에 대한 올바른 국제표기를 견인해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11월 9일 일본 시마네현 오키노시마초에서는 단독으로 '다케시마 영유권 확립운동 집회'가 14년 만에 개최될 예정이다.